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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하락에도 예대차 ‘최대’… 은행 ‘이자잔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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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4. 17. 18:00

은행채·코픽스 금리 3년 중 최저 수준
예·적금 금리 더 빠르게 떨어지며 격차
대출자산 증가에 업계 호실적 전망
1분기 순익 추정치 전년비 13.4% ↑
대출금리는 내렸지만, 은행들의 '이자잔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와 코픽스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예·적금금리를 더욱 빠르게 내리면서, 예대금리차는 최근 3년 중 최대로 벌어진 상황이다.

특히 가계대출 급증을 우려하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 가산금리 인하 요구를 사실상 거둬들인 상태다. 금리 인하기에 돌입한 현 상황에서 당분간 큰 폭의 예대마진차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예대금리 확대에 더해 대출자산도 빠르게 늘어나면서, 막대한 이자수익을 거둔 금융그룹들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여파를 털어낸 KB금융은 50%가 넘는 순이익 성장이 예상되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실적 개선이 점쳐진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기준 2.765%로 집계됐다. 2022년 3월 이후 최저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영향, 미국 상호관세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겹치면서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도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3월 코픽스는 2.84%로 전월 대비 0.13%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는 주기적으로 금리가 변하는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금리로 활용된다. 가계대출 금리는 은행채·코픽스 등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지표 금리의 하락으로 각 시중은행의 대표 주담대 상품 금리도 3% 중반대까지 내려왔다. 이날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삼는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 구간은 3.51%~5.47%로, 지난 3월보다 0.1~0.2%포인트가량 내렸다. 코픽스를 따르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 구간도 같은 기간 4.33%~6.29%에서 3.97%~6.06%로 떨어졌다.

대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막대한 이자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예금금리까지 함께 내리면서 은행 이자수익의 원천인 예대마진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예대금리차(서민금융 상품 제외)는 1.38%포인트로, 2022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을 나타냈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근거로 대출금리보다 예·적금금리를 더 빠르게 떨어뜨리고 있어 예대금리차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 덕에 금융그룹들은 1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예대금리차 확대와 함께 대출자산의 증가로 이자수익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의 3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38조551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0.60% 증가했다. 전년 동기 증가율(0.17%)보다 가파른 속도다. 기업대출을 포함한 전체 대출자산은 0.57% 늘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보다 13.4% 늘어난 4조7968억원으로 예상됐다. 지주별로 보면 홍콩 H지수 ELS 충당금 기저효과가 반영된 KB금융이 전년 동기 대비 51.56% 늘어난 1조5900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익 전망치는 1조4374억원, 1조36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77%, 0.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지주의 실적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토지허가거래제 여파로 가계대출 급증 우려가 불거지면서 은행 가산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사실상 멈춘 데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로 대출금리 인하 압력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또 7월 대출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 DSR 3단계 적용이 예정돼 있어, 2분기에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정도 내릴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반영될 것으로 보여 예금금리 조정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며 "은행들도 당국 눈치를 살피고 있는 터라, 당분간 예대금리차의 극적인 축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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