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행 "그런 일 있으면 알려드리겠다"
트럼프 "출마하느냐" 질의에 "고민 중"
총리실 "대화 내용은 두 분만 아실 것"
조선업 등 오보엔 즉각 "아니다" 알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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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부터 한 대행의 조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대단히 높았다. 중앙일보의 아침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의 "출마하겠느냐"는 질문이 나왔다고 전해졌는데, 잇따라 유력 언론에서 줄줄이 트럼프와 한 대행의 통화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보도가 잇따랐다. 다만 이후 보도 내용은 조선업 투자 등과 같은 한·미 관계 전반에 관한 것이었다.
총리실은 한 대행 행보와 관련해 오보가 나오면 즉각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잘못된 내용을 바로 잡았다. 이날 이어진 통화 내용에 대한 보도 2건(트럼프, 한덕수와 통화에서 "특사 보낼 것" MBN 보도 관련/ 트럼프 "한국 조선업에 돈 많이 쓰겠다" 채널A 보도 관련)에 대해 총리실은 "정상통화는 외교적 사안으로서 상세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일부 언론이 보도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알려왔다.
그런데 중앙일보의 아침 보도에 대해선 이 같은 해명이 없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출마할 것이냐"는 질의에 한 대행이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서 고민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위 보도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이날 기자가 총리실에 장관급 고위 관계자에 하루 종일 문의하면서 관계자를 통해 겨우 한 마디 전해 들은 "(출마와 관련한 내용은) 한 대행과 트럼프만 아시지 않겠나"라는 대답에 관해서도 총리실은 '사실과 다르다'고 알리지 않았다. 오보나 사실과 많이 다른 보도는 그 즉시 반박 자료를 내놓는 총리실의 성격을 비춰보면 한 대행이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 의지를 굳혔다고 해석해도 무방한 대목이다.
이날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덕수-트럼프 통화에서 출마 여부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다는 점 △한 대행이 고민 중이라고 답변한 점 △출마와 관련한 질의에 두 사람만 알 것이라는 총리실의 대답 △동아일보의 한 대행과의 통화 내용인 "그런 일이 있으면 알려드리겠다"는 보도 등에 대해 총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한덕수 대망론'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이날 본지 통화에서 총리실 관계자는 문자로 "기자님 아까 말씀하셨던 건 관련해서, 공무원이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공직선거법 제 53조 제2항에 따라 선거일 전 3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합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론상 한 대행이 5월 3일 전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내려 놓으면 조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국민의힘 경선 후보 등록이 오는 15일에 마무리되는 만큼 한 대행의 출마 선언이 이르면 주말에, 늦어도 다음 주중 초반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그간 기자들의 집요한 출마 의지 여부 질의에 "권한대행이 출마한다 안 한다 선언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느냐"는 등의 모호한 말을 반복했다. 한 대행이 총리실 직원들에게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고 입단속 시켰다는 말도 언론보도를 통해 나왔지만,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본지에 "그런 말을 전해 들은 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한덕수 대망론'은 곧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 대행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대선 후보로 뽑힌 최종 여당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많이 뒤쳐지면 "한덕수를 추대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사실상 '한덕수 차출론'에서 '한덕수 추대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에 한 대행은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확실시 된다. 혹여 상황이 급변해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5월 3일이 지나기 전까지는 '한덕수 대망론'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