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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0% 합시다” 베트남, 트럼프에 파격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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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4. 06. 15:51

COMBO-US-VIETNAM-TRADE-TARIFFS-DIPLOMACY <YONHAP NO-0119> (AFP)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AFP 연하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미국으로부터 46%의 초고율 상호관세 부과라는 '폭탄'을 맞은 베트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파격제안을 했다. 서열 1위 또 럼 당서기장이 나서서 "대미 관세를 0%로 낮추겠다"며 미국도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6일(현지시간) 베트남정부공보와 뚜오이쩨에 따르면 럼 서기장은 지난 4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 같이 제안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양국 정상간 첫 통화다. 이날 럼 서기장은 "베트남은 미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한 관세를 0%로 낮추기 위해 협상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미국도 베트남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해줄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베트남은 미국에서 더 많이 수입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생산적인 통화를 했다"며 "베트남이 미국과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관세를 0%로 낮추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통화에 앞서 베트남 정부는 미국 측에 관세 협상을 위해 오는 9일 발효 예정된 46%의 상호관세 부과를 1∼3개월 연기해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했다.

팜 민 찐 총리도 럼 서기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한 다음날 긴급 회의를 주재했다. 5일 오후 열린 긴급 회의에는 정부 주요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사흘동안 고위지도자들이 참석하는 회의만 두 번이 열렸다"며 "모든 부처와 기관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말했다.

5일 밤에는 호 득 퍽 부총리가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찐 총리는 퍽 부총리에게 럼 서기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합의한 내용을 실현하는 데 주력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퍽 부총리는 물론 베트남항공과 비엣젯항공 임원들도 미국으로 향했다.

로이터통신은 베트남 저비용항공사(LCC)인 비엣젯이 오는 9일 미 워싱턴DC의 주미 베트남 대사관에서 세계적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측과 2억 달러(약 2천900억원) 규모의 항공기 금융 거래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조달된 자금이 신규 항공기 주문인지, 기존의 거래에 대한 보증금으로 사용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통신은 "비엣젯이 보잉 787 제트기 20대를 주문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46%의 초고율 관세 폭탄을 맞았던 베트남이 "대미관세를 0%로 낮추겠다"며 '네고'에 나선 이번 회담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칼 세이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명예교수는 양국 정상의 통화 이후 "이제 우리는 트럼프의 관세가 협상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시장에 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평가했다.

베트남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외교도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관계자는 본지에 "베트남이 생각보다 파격적으로, 빠르게 대응해 놀랐다"며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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