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에 조사 위탁…실효성 기대
"특사경법 도입 없인 근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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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사무장병원 실태조사 업무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위탁하는 내용의 고시를 발령하고, 오는 7월부터 3년마다 그 타당성과 성과를 점검한다.
이번 제도 도입은 백내장 과잉수술이나 무분별한 도수치료뿐 아니라 허위 환자 청구, 요양급여 부정 수급, 통원환자에게 보험 청구를 위한 가짜 입원확인서를 발급하는 행위 등 사무장병원의 전반적인 불법 행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의료인이 아닌 이들이 병원이나 약국을 개설하고 보험료나 요양급여비를 부정하게 타내면서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23년 12월까지 적발된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 등 불법 의료기관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누수 규모는 무려 약 3조3761억원에 달한다.
또 김미애 의원실 자료에서도 지난 5년간 불법 의료기관들이 부당하게 받아 간 요양급여비 중 약 9000억원이 환수 결정됐지만, 이 중 569억원은 이미 결손처리돼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최근 제주에서는 사무장병원을 차리고 서류를 조작해 8억원의 요양급여를 챙긴 일당이 적발돼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이렇게 끊이지 않는 불법 의료기관의 횡행으로 건보 재정 누수뿐 아니라 실손보험금을 지급하는 민간 보험사와, 궁극적으로는 국민 부담까지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복지부는 이번 고시를 통해 사무장병원 의심 의료기관에 대한 사전 분석, 선정, 현장 조사 지원 등의 업무를 전문성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위탁해 단속의 전문성과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매 3년마다 업무의 성과와 실효성을 평가해, 보다 효율적인 제도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무장병원을 더욱 철저히 단속하고 근본적으로 근절하려면, 건보공단에 직접 수사권을 부여하는 '특사경법'의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보건의료정책 관계자는 "불법 사무장병원으로 인한 피해는 건강보험 재정 손실을 넘어 민간보험과 국민 부담 증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제도로 공단의 조사 권한이 강화된 것은 긍정적이나, 더욱 확실한 단속 효과를 위해서는 건보공단에 직접적인 수사 권한을 부여하는 특사경법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