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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30번째 탄핵과 국익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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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정연 기자

승인 : 2025. 03. 23. 16:29

개업 3년도 안 돼 '폐업'<YONHAP NO-3472>
지난 2월 25일 서울 한 상점에 임대광고가 붙어 있다. 이 상점은 지난 2022년 9월 개업했지만 3년도 안 돼 폐업했다. 한편 한국경제인협회가 자영업자 5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지난해 자영업자들의 매출, 순이익 등 사업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
이정연
이정연 기획취재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정부에 대한 탄핵소추가 계속된 기각에도 끝내 30번째를 채웠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인 최상목 경제부총리까지 끌어내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 중이다. 계엄 이후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지적하며 "국민들 곁에 서겠다"던 다짐은 정치적 계산 하에 부침개 뒤집듯 쉽게 뒤집는 모양새다.

서민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풍전등화다. 주요국 대비 물가상승률을 비교적 빠르게 낮추는 등 선방하며 내수도 점차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그간 쌓인 가계부채, 구조적 난제가 켜켜이 얽혀있는 탓에 우리 경제의 '뿌리'인 자영업자들이 급격히 구조조정되며 국내 소비력이 침체돼 민생이 어려운 상황이다. 민관은 그간 수출지원에서 소외된 산업을 부리나케 찾아내 수출 저변을 넓혀 내수회복으로 이어질 고리를 찾아왔지만, 글로벌 각자도생의 시대는 이마저도 쉽지 않게 만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폐업을 하고 싶어도 가게가 나가지 않아 이도저도 못 하는 기로에 서있고, 새벽 인력시장에는 일감을 구하기 위한 국민들이 줄지어 서있지만 허탕을 치고 있다. 새해부터 연이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부터 시작해 대형산불까지 숱한 재난은 국민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타개할 각 분야의 민생정책의 시작부터 끝을 책임져야 할 '국무위원' 자리가 고작 절반을 돈 윤 정부 임기 내 30번째나 흔들린 것이다. 장관 선출에 인사청문회라는 핀셋 검증을 들이대는 이유는 그만큼 그 자리에서의 국민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책 추진의 발목을 잡는 정치적 탄핵은 국익자해나 다름없다.

숱한 탄핵정국과 일방적 예산삭감, 헌정 유례에서 찾을 수 없는 일들을 해내는 거대 야당에 대한 '민심의 회초리'가 광화문 광장을 울리고 있지만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지 못 하는 정치권에 대해 국민들은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인력시장을 취재하러 가는 길에 만난 한 택시기사는 "경기가 바닥이 된지는 한참 됐지만 국회가 하는 짓거리라곤 매일 정권 잡으려고 쌈박질만 하는 것"이라며 "매일 싸움만 하느라 법안 통과시킬 시간도 없는 것 같은데 민생을 언제 챙기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트럼프 관세장벽 등에 대응이 시급한 상황에서 경제 컨트롤타워를 흔드는 일을 '국민을 위해서'라는 거짓말은 말아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환율 상황에 대해 계엄보단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더 크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상황에 또다시 공석을 만드는 게 어떻게 국민을 위한 일이 될 수 있을지를 곱씹어야 할 때다.

그 어떤 견고한 시스템도 30번이나 난도질을 한다면 버티기 어렵다. 곧 있으면 '벚꽃'이 핀다. 국민들이 하루라도 마음 편히 꽃을 보고, 축제도 즐기고, 지역과 상생하는 소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해묵은 개혁 과제들에 정부와 여야가 합심해 합의를 이루길 바란다. 절망 속에서 벚꽃을 즐길 여유조차 없을 수많은 국민들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말이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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