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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거장 안무가 나하린 “모든 사람은 춤을 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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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3. 13. 09:55

서울시발레단과 14∼23일 세종문화회관서 '데카당스' 공연
"데카당스는 계속 진화하고 변화하는 춤"
서울시발레단_데카당스_안무가 Ohad Naharin 프로필 ⓒIlya Melnikov
이스라엘 출신의 거장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 /세종문화회관
"춤은 몸이라는 감옥에서 우리를 꺼내주고 자유롭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자유롭고 독창적인 안무 세계로 유명한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은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사람은 춤을 춰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하린은 서울시발레단과 함께 자신의 작품 '데카당스'를 14~23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인다.

그는 "춤을 추는 순간에는 무대와 관객은 생각나지 않고 오로지 춤추는 자신만 생각하게 된다. 춤을 추기 위해서는 공간과 시간만 있으면 충분하다"며 춤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나하린은 이스라엘의 바체바 무용단 예술감독을 맡아 이 단체를 세계적인 무용단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예술 세계는 넷플릭스 시리즈 '무브'(MOVE)와 다큐멘터리 영화 '미스터 가가'를 통해 조명되기도 했다.

서울시발레단_데카당스_안무가 오하드 나하린 ⓒ세종문화회관 (2)
이스라엘 출신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이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발레단 공연 '데카당스'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데카당스'는 나하린이 바체바 무용단 예술감독 취임 10주년을 기념해 자신의 대표작들을 하나로 엮은 작품으로, 2000년 초연했다. 10을 의미하는 '데카'(Deca)와 춤을 뜻하는 '댄스'(Dance)의 합성어다.

이 작품은 파리 오페라 발레단, 독일 뒤셀도르프 발레단 등 세계 유수 발레단에서 꾸준히 공연되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무용단마다 작품 구성이 달라질 수 있어, 같은 '데카당스'라도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발레단 버전의 '데카당스'는 이전에 선보이지 않은 새로운 구성으로, 1993년부터 2023년까지 발표된 그의 대표작 7개에 1개의 안무를 추가했다. 검정색 정장을 입은 무용수들이 의자를 활용해 펼치는 군무부터, 유머와 즉흥성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장면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한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하린은 "서울시발레단 무용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 이 작품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더 섬세한 안무를 추가해 강렬한 느낌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습 장면_서울시발레단_데카당스_안무가 오하드 나하린 ⓒ세종문화회관 (2)
서울시발레단의 '데카당스' 안무 연습을 지켜보는 오하드 나하린. /세종문화회관
20년 넘게 공연된 데카당스는 매번 새로운 안무를 추가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에 관해 나하린은 "데카당스는 계속 진화하고 변화하는 춤"이라며 "무용수들을 위한 하나의 놀이터이다"고 말했다. 이어 "첫 공연 후 20여 년이 흘렀는데 그때와 지금의 데카당스는 완전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무 연습 때 무용수들이 거울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발레단 무용수들은 연습실 거울을 커튼으로 가린 채 연습 중이다.

나하린은 "농구나 요리를 할 때도 가장 폭발적인 순간에는 거울을 보지 않는다"며 "거울을 보고 연습하는 무용계의 관행은 큰 실수"라고 얘기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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