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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도매 대신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는 중국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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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승인 : 2025. 02. 13. 18:04

중국보다 규제 까다로워 현지 사업 투자 소극적
"도매무역 넘어 디지털 플랫폼이 핵심 사업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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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물류 허브에서 관계자들이 컨테이너를 운반하고 있다./EPA 연합
아시아투데이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 러시아에서 중국기업들이 현지 도매업 법인을 거치는 대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국보다 사업 규제가 더 까다로운 러시아에서 고용을 활성화하고 공급망을 확대하는 현지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일간 콤메르산트는 최근 러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중국 기업이 늘고 있지만 도매 거래 방식에서 최종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형태로 바꿔 러시아 중개업체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데이터 분석 플랫폼 'T-Data'의 최근 사업 분석을 인용해 중국인이 러시아 연방에 등록한 전자상거래 회사가 2023년 416개에서 지난해 1162개로 약 2.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한회사(LLC)는 1년 동안 무려 약 4.5배(186→842개)나 증가했다.

러시아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러시아에서 집계된 중국인의 현지 사업자 등록은 약 11만3000건이었다. 전년에 견줘 약 41% 증가했다. 중국의 법인·개인사업자가 러시아에서 매달 약 330건의 사업을 등록하고 있는 셈이다.

미디어그룹 인테르팍스 계열의 스파르크신용평가사(SPARK-Interfax)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중국인과 러시아인 공동명의로 등록한 법인 및 개인사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2% 증가했다. 그해 4분기에 중국계 사업자등록건이 빠르게 증가했다.

알렉세이 몰로디크 국제시장개발기업가협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기업은 러시아에서 단순한 도매 무역을 넘어 최종 소비자와 직접 협력해 자리를 잡았다"며 "디지털 플랫폼이 이미 핵심 사업수단이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사업하는 중국계 기업들에 유독 인기 많은 부문은 중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판매업이다. 러시아 전역에서 중국차 전시매장이 늘고 있다. 이 분야 사업자등록 건 역시 증가했다.

소비재 분야에서는 러시아에서 사업자등록을 낸 중국인이 차츰 감소하는 추세다. 카페, 레스토랑, 의류소매업 사업자등록 건은 줄고 있다. 특히 의류소매업자는 2020년 러시아에서 사업 등록한 중국인 중 약 14%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4분의 1 수준인 3%대로 감소했다.

소규모 소비재 사업에 투자한 중국인 사업자는 러시아의 규제가 중국보다 엄격해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다는 입장이다.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의 마리나 쿠클라 경제학 교수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면 위생, 화재, 안전 검사 등과 관련된 규제 때문에 레스토랑과 상점 같은 생활업종은 문을 닫기 쉽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막을 수는 있겠지만, 도소매 투자 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 체계적인 메커니즘은 없다"고 밝혔다.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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