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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공개] 北, 과거 회담서 우리군 방어용 방벽 철거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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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현 기자

승인 : 2025. 02. 13. 11:28

남북고위급회담 제6차 예비회담-1
남북고위급 제6차 예비회담 모습. /통일부 제공
1990년대 휴전선 인근에 우리 군이 구축한 대전차 방어용 방벽을 두고 북한이 당시 '인공적 차단물'로 왜곡하면서 이에 대한 철거를 주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남북대화 사료집 회의록편 제2권'을 공개했다. 사료집에 따르면, 1990년 1월31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제6차 예비회담에서 북측 단장인 백남준 정무원 참사는 기본발언에서 이 같이 말했다.

백 단장은 "김일성 주석께서는 북과 남 사이의 분렬의 장벽을 마스고 자유래왕과 전면개방을 실현하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북과 남의 최고위급이 참가하는 당국과 각 정당 수뇌들의 협상회의를 소집할데 대한 새로운 평화통일 방안을 내놓으시였습니다"고 했다. 이어 "대결과 반목 속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북과 남이 최단기간 내 통일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는 북과 남을 격폐시키고 차단하는 장벽부터 허물어야 합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나라의 한복판을 가로지른 콩크리트 장벽은 민족분렬과 북남대결의 상징이며 세계 어느 나라 국경에서조차도 찾아볼 수 없는 인공적인 차단물"이라고 지적했다. 백 단장은 "나라 안에 군사분계선이 있는 것만 해도 가슴 아픈 일인데 인공적으로 쌓아 놓은 장벽까지 있는 것은 민족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며 "분계선 남측지역에 있는 콩크리트 장벽은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대한민국과 련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 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백남준 단장의 이름이 가명이었으며 실제로는 '백남순'이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가명 사용 이유에 대해 "신분을 감추기 위해 썼다고 한다"며 "북한 고위급들이 당시 가명을 많이 사용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한의 경우, 가명을 쓰는 것보다는 직책을 다르게 쓰는 경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제6차 예비회담은 북한이 콘크리트 장벽 철거, 팀스피리트 연습 중지, 남북정당수뇌급 협상회의 개최 등을 주장하며 실질적 토의를 거부, 성과 없이 종료됐다.

김응희 전 남북회담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남북회담 회담의 역사가 50년인데, 중단·재개 과정이 반복됐다"며 "북측이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했다기 보다는 그때그때 자신들의 정치 상황에 따라 바뀌어왔다"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북한이 정치상황에 이용하려고 (회담에) 나왔기 때문에 성과가 목적이 아니라 회담을 지연시키고, 방해하고, 자신들의 정치 선전을 했다"고 짚었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이나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대화를 위한 대화에 머물렀던 시기가 아니였나 생각한다"고 했다.

남북회담 문서 공개는 2022년 이래 이번이 여섯번 째다. 통일부는 보다 편하게 남북회담 문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온라인 방식을 도입했다. 공개 목록과 방법은 남북관계관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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