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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리스크 우려에… 中企 대출 문턱 높인 지방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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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4. 11. 25. 18:00

중기 대출 비중 90%… 부실위험↑
3Q 대기업 대출 증가폭 1조 급증



올해 3분기 4대 지방은행들이 대기업에 내준 대출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면서, 중소기업 대출 규모의 3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들이 건전성 개선을 위해 부실 리스크가 커진 중소기업 대출 대신 대기업 대출을 크게 늘렸기 때문인데, 이에 4대 지방은행의 건전성도 3분기 들어 개선되는 양상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지방은행(부산은행, 경남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의 올 3분기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91조원대로, 전분기 대비 1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올해 들어 최대 증가 폭인데, 대부분을 대기업 대출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대출은 9907억원 늘어 역대급 증가 폭을 보인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3083억원으로 올해 1분기 증가 폭(7748억원)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실제로 4대 지방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급증세다. 4대 지방은행의 대기업 대출 총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조4195억원에서 올 3분기 8조1659억원으로 3개 분기 만에 1조7464억원(27.2%)이 늘었다. 4대 지방은행에서 취급하는 대기업 대출 잔액 총합이 8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소극적이었다. 4대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 총합은 올해 3분기 82조8390억원을 기록, 지난해 말 대비 1조3221억원(1.62%)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022년 말 대비 2023년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이 약 4조936억원에 달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보통 지방은행의 경우 대기업 대출금 규모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금 규모가 10배가량 커 대출 증가 폭도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웃돌았는데, 올해 들어선 대기업 대출 증가 폭이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을 뛰어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지방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을 늘린 건 고금리 장기화로 중소기업의 대출 여력이 떨어지고 부실이 커지면서,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 대출을 늘려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정 권역에서 영업 활동을 하는 지방은행은 특성상 기업대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을 정도로 매우 큰데, 올해 들어 빚을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자 대기업 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지방은행에서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중소기업의 신규 연체금(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1조7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신규 연체금 5505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연체 기간이 3개월을 넘어 회수가 불확실한 대출채권인 고정이하 여신도 지난해 말 663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8991억원까지 치솟았다. 고금리로 인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연체에 빠지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면서 지방은행의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리스크가 적은 대기업 대출을 크게 늘리고, 상반기에만 7500억원대 규모의 부실채권 상·매각을 진행해 건전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대 지방은행의 올해 1분기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0.72%에 달했지만, 2분기에는 0.56%로 크게 낮아졌다. 지난 2022년 6월 이후 줄곧 상승세였던 고정이하여신 잔액 총합도 올해 3분기 들어 318억원 감소하면서 2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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