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파병, 한·미·일 동맹 강화 빌미 우려
중, 센카쿠 EEZ 부표 제거 유화 제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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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은 아시아 내 미국 안보 파트너들 사이에서 북한군 1만명의 러시아 파병을 중국이 지지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발언을 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도 중국이 북한군 파병을 지지하는 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일본은 중국이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군사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한·일과 동맹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중국은 동중국해의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설치한 부표를 제거할 계획이라고 일본에 전했다. 이는 작은 조치지만, 중·일간 갈등의 화약고에서 상징적 조치를 취해 일본 내 미·중 갈등에 휘말리는 것을 원치 않는 세력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최근 세미나에서 캠벨 부장관은 "중국 측과의 논의에서 북·러 관계는 점점 더 불편한 주제가 돼가고 있다"며 "중국은 북·러 밀착이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군사적 행동을 고려하게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중국은 러시아를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북·러 간 협력이 점점 더 긴밀해지는 것을 불안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중·러 간에 실질적인 균열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데니스 와일더 전 CIA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베이징의 침묵은 놀랍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핵 지원을 제공한다면 이는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을 강화하고 나아가 동아시아판 나토를 형성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인 사무엘 파파로 제독은 23일 캐나다 할리팩스 안보 포럼에서 북·중·러 관계가 '거래적 공생 관계'라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공급하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북한에 미사일 및 잠수함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호주 국가정보국(ONI) 국장인 앤드루 시어러는 중국의 불편함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푸틴과 시진핑 간의 균열을 조장하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이 아직도 버티고 있는 이유는 중국의 군사적, 외교적 지원 때문이라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효과적인 전략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중국의 태도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고마자와 대학 법학부의 미후네 에미 교수는 "중국이 러시아의 계획을 몰랐을 리가 없다"며 "러시아가 승리할 경우 중국이 대만 통제를 모색하는 데 있어 선전적 이점과 선례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