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등 민간부터 학계까지 폭넓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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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경영인학회와 한양대 경영연구소는 서울시 의회별관 제2대회의실에서 '중국 전기차 생태계와 경쟁력, 한국의 대응전략은?'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학계와 민간 기업들에서도 참여해 중국 전기차 산업 현황을 점검하고, 이에 대응한 우리 산업계의 전략을 논의했다. 중국의 성장은 전기차 사업 뿐만 아니라 향후 부품과 배터리 사업, 공급망까지도 영향을 주게 되는 만큼 구제적 대응책 모색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
이날 행사는 주제발표와 종합 토론 순서로 진행됐다. 양진수 현대차 모빌리티산업 연구실장(상무)은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중국업체의 부상에 대해 발표했고, 임은영 삼성증권 자동차담당 수석연구원은 전기차 디커플링 시대와 중국 전기차 생태계를 분석했다. 또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중 배터리산업 현황과 공급망 이슈, 대응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고, 박정규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겸임교수는 중국 디지털 모빌리티 전략의 본질과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중국의 성장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제는 중국을 따라 배워야 하는 시점이라는 데도 동의했다. 양 실장은 "중국은 전기차 자체 뿐만 아니라 배터리와 소프트웨어까지 완벽한 생태계를 작추고 있다"며 "완전히 상위업체가 뒤바뀌는 전환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은 저가경쟁을 해왔지만, 이제는 전기차에서 중국 업체가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가장 인지도가 높아졌다고도 볼수 있다"며 "중국 시장에서는 판도가 아예 바뀌었고, 해외 진출도 하면 더 무서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은영 연구원 또한 "이미 중국은 50%가 넘는 전기차 시장 장악력을 갖고 있고, 실제로 체감도 되는 상황"이라며 "전기차 구매를 고려할때 중국 브랜드를 가장 먼저 두고 고민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난립한 업체들이 어느정도 정리되는 상황인 만큼, 이 시기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언했다.
임 연구원은 "자체생산으로 원가를 낮추는 중국 업체들과는 당장 경쟁은 안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수많은 기업이 혼재하고 있고, 이중 어느정도 구조조정이 되는 만큼 우리 기업이 이때 기술 제휴 등으로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법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후방산업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점점 배터리 구성 화학물질이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생태계를 구축한 중국과는 게임이 안될 것"이라며 "공급망 다각화가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보조할 정책은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책에 의존하다보면 기업의 생존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기술 개발 등으로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정규 카이스트 기술경영대학원 겸직교수는 중국의 성장 배경을 디지털화로 꼽았다. 기술을 받아들여서 이를 활용하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아예 대척점에 두기보다는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이미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업체 들과 어느정도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이라며 "폐쇄적으로 보기 보다는 어느정도 기술을 받아들이는 융통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심포지엄 준비위원장인 박병진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에는 학회가 주관했음에도 기업인들이 삼분의 이 이상 참여했다"고 밝히고, "중국의 전기차산업 발전에서 보듯이 패러다임 전환기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신사업에 대한 규제완화가 중요하며,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이 핵심역량인 바 경쟁자를 포함한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과 생태계 차원의 발전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