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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총선’ 빗나간 승부수… 마크롱, 정치생명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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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7. 01. 17:54

범여권 3위 '초라한 성적표'
프랑스 총선 1차투표에서 극우정당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졌다. /AFP 연합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승리하면서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RN이 31.5%의 득표율로 압승한 데 충격을 받아 의회를 전격 해산하고 조기총선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RN의 돌풍을 멈추지 못했고, 오히려 RN이 총선 승리를 통해 주류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는 기회를 열어준 셈이 됐다.

1차 투표에서 집권 여당 르네상스를 중심으로 한 범여권 앙상블은 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성명에서 "높은 투표율은 이번 투표를 중시하는 정치적 상황을 증명한다"며 "2차 투표에서 RN에 맞서 광범위하고 분명한 민주적·공화적 결집이 필요한 때가 왔다"고 지지층을 향해 호소했다.

실제로 오는 7일 치러질 2차 투표에서 RN이 과반의석을 차지할지는 미지수다. 2위를 차지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과 3위 앙상블이 '공화국 전선(Republican Front)' 전략으로 RN이 1위를 달리고 있는 지역구에서 3위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고 2위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 RN의 승리를 저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P통신도 RN이 극우정당 최초로 하원에서 1당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복잡한 프랑스 선거 시스템 때문에 실제로 다수당이 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2차 투표 결과 RN이 1당이 안되더라도 NFP가 1당을 차지할 경우 여소야대 정국이 되면서 프랑스에서는 27년 만에 역대 4번째 '동거정부'가 탄생하게 된다.

동거정부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자크 시라크 총리(1986∼1988), 미테랑 대통령-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1993∼1995), 시라크 대통령-리오넬 조스팽 총리(1997∼2002) 등 앞서 3차례 있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에서 지더라도 대통령직은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동거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지는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고 자신이 추진해 온 정책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극좌나 극우가 집권할 경우 내전이 우려된다"며 중도파의 공포 심리를 자극하는 호소도 해봤지만 선거결과는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RN의 정치 지도자인 마린 르펜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58%의 득표율로 무난히 재선에 성공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자를 내 당선이 확정된 지역은 81곳이고 이 중 40곳을 RN과 공화당 연대 진영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투표에서 예상대로 RN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28세의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가 총리가 된다. 정치적 노선이 전혀 다른 대통령과 총리의 '불안한 동거'가 시작되는 것이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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