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주은식 칼럼] 이스라엘군이 강한 군대인 이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515010007284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5. 15. 18:14

2024030501000346000019951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한창이다. 휴전을 중재하는 미국의 입김도 약해졌는지 휴전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세계를 지배하는 유대인 파워'라는 책은 유대인과 유대교의 특성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확립된 유대인 파워, 유대 권력의 효율적인 로비활동, 역대 미국 대통령과 유대인의 관계, 유대인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노벨상 독점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공작, 언론계의 유대인 권력뿐만 아니라 문학, 미술, 음악, 영화 등 문화와 예술분야에서 유대인의 창의력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숫자상 소수인 유대인이 어떻게 그토록 많은 노벨상을 받고 엘리트로 살아올 수 있었는지 기록한다. 이에 비해 '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이란 책은 이스라엘과 아랍 현장을 답사한 기자가 썼다. 아랍 주변 22개국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규모는 작지만 큰 기능을 발휘하는 이스라엘군의 비밀을 들여다보자.

◇절박감 속 인재양성 시스템 구축하고 예비군 정예화
첫째는 절박감이다. 유대인은 2000년 간 나라를 잃고 팔레스타인 이외 지역에서 디아스포라(유랑인)가 되었다. 다시는 나라 없는 설움을 겪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전 세계 유대인을 결속시키고 나라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속속 귀국하게 한다. 나라를 잃으면 얼마나 비참해지는지 그들은 몸소 체험했고 이를 교육해 왔다.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감이 이스라엘군을 강하게 만드는 첫째 요인이다.

둘째는 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이다. 이스라엘인은 과학영재집단을 양성, 군인재로 활용했다. 그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혁신무기를 만들어왔다. 가장 영민하고 창의력이 절정에 이르는 20대 청년들을 교육하고 관리하여 무기개발자와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게 했다. 탈피오트는 1만명 이상의 서류심사 대상자를 선발하고 서류전형으로 1000명을 선발한 후 필답고사와 면접으로 120명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합숙 면접으로 50명을 인성·적성·문제해결능력을 고려하여 선발한다. 이 중에서 탈피오트 과정을 이수하는 자는 35~40명을 넘지 못한다.
셋째는 예비군 정예화다. 이스라엘군의 예비군은 예비부대가 아닌 실전부대다. 그들은 정규군과 함께 격전지로 투입된다. 그들의 예비군은 언제든지 전장에 나갈 수 있고 정규군에 버금가는 숙련도를 갖추어 정규군 부족을 보완·해결했다.

◇공동체 정신으로 영웅을 존중
넷째, 그들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전통을 존중했다. 징병제 국가에서는 어느 나라나 군대 가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고 이스라엘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스라엘에는 하레디라는 원칙주의자들이 군에 가는 것을 거부했다. 이들이 소수일 때는 별일이 없었으나 그 인구가 12%까지 늘어나자 문제가 됐다. 이들이 토라율법 공부로 군에 못 가겠다고 하자 아예 토라 공부가 가능한 부대를 창설했다. 입대기피 이유를 입대해야 하는 이유로 반전시켰다.
현재 이스라엘의 문제는 미사일 피격이나 팔레스타인과의 관계에 머물지 않는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문제는 이스라엘의 내부분열이다. 사회 내부분열 위험 중 하나가 하레디와 여타 사회구성원 사이의 갈등이다. 이스라엘군이 하레디 부대 창설과정에서 보여준 사회통합 의지와 병역기피자들에 대한 포용력은 우리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그들은 영웅을 기리고 잊지 않는다. 국가공동체에 헌신한 영웅들을 기억하고 존경한다. 어디에 있는 유대인이든 이스라엘로 철수시켰던 '솔로몬 작전'은 25시간 내 1만4200명을 이송했는데 이디오피아 거주 유대인인 팔리샤를 한 명이라도 더 이스라엘로 데려오기 위해 비행기 좌석을 떼어냈다. 이 작전을 수립하고 시행한 이스라엘군과 외무부직원들뿐 아니라 정체성을 잊지 않았던 전 세계 유대인들은 동족을 구하고자 3500만 달러를 모금했다. 국민들도 물론 이 작전을 수행한 영웅들을 기렸다.

◇이스라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들의 사전 제거
여섯째, 이스라엘 사람들은 개전 사유에 대한 확고한 공동 인식으로 도발에는 상응한 보복을 반드시 해서 도발을 억제한다. 개전 사유(라틴어, 카수스 벨리)는 전쟁을 할 수 있는 명분이나 사건을 말한다. 그들은 홀로코스트 당시 인구 1200만명 가운데 600만명이 죽었다. 나라를 지키지 못하면 유대민족이 멸절한다는 절박감으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투철하다. 그들을 후원하는 미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정보의 독립'을 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인공위성 오페크를 자체 개발했다.

일곱째, 그들은 최신기술을 총동원하여 필수불가결한 무기를 개발했다. 이스라엘은 건국과 동시에 국가안보와 생존을 위해 핵무기 개발에 나섰고 프랑스의 도움으로 마침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다. 현재 이스라엘은 핵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지만(NCND·No Confirmation No Denial) 적국인 이란과 이라크의 핵시설은 '오페라 작전'으로 파괴했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근원을 제거했다.

여덟째, 메르카바 전차와 아이언돔을 자체 개발했다. 이스라엘은 자동차보다 먼저 사막 실전용 전차를 개발했다.

◇이스라엘 군의 경험은 북 핵미사일 방어에 긴요
이스라엘은 적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아이언돔을 개발했다. 아이언돔은 강철지붕이라는 뜻인데 레이더, 요격통제컴퓨터, 적외선 유도미사일 발사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방어시스템으로 하마스가 쏘아댄 미사일을 거의 요격해서 자국민의 생명을 보호했다. 자신의 안위보다 국가안보를 생각하는 과학자와 군인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아이언돔 개발이 가능했다.

대중갈등 속 양안사태의 발발, 혹은 북한 김정은의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하고자 우리 군(軍)은 3축 체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 군에서 이러한 이스라엘군의 경험은 큰 교훈이 되고 있다. 그들은 흐르는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절박감과 조국애로 뭉친 결의에 찬 전사들과 이들을 영웅으로 기억하는 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