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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시아 자본 이익 몰수해 우크라이나 지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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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4. 02. 27. 13:12

자산 직접 몰수 신중, 러시아 보복 등 우려
Avdeyevka in special military operation zone
2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아우디이우카의 모습. / 타스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유럽 내에서 발생하는 러시아 자본의 이익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쓸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그리스의 우크라이나 특사인 스피로스 람프리디스는 이날 유럽이 러시아의 투자 및 자산으로 나오는 이익을 몰수한다는 합의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은 이를 몰수해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람프리디스 특사는 "우리는 곧 그것을 할 것이다. 몇 달의 문제라고 본다"며 조만간 이 조치에 관한 발표가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람프리디스 특사에 따르면 유럽 내 러시아 자본의 이익을 몰수할 경우 500억∼600억 유로(약 72조∼86조원)를 거둬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 재건에는 약 5000억 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그 일부를 충당할 정도의 규모다.
앞서 주요 7개국(G7)도 지난 24일 화상 정상회의 후 러시아가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 끼친 손해액이 4860억 달러(약 647조원)를 초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G7 정상들은 국제법상 러시아의 피해 배상 의무는 분명하다며 러시아 자산을 동결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자본의 이익을 몰수하려는 EU의 구상은 러시아 자산의 몰수를 주장해 온 미국과 영국의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동결 중인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쓰기 위해 몰수하는 방안을 유럽 지도자들과 최근 논의했다고 밝힌 상태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서방이 러시아 동결 자산을 담보물로 삼아 채권을 판매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기술적 단계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빠른 진행을 원하는 국가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 방안을 지지하는 이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배상을 거부할 경우 동결 자산에 대한 청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달리 유럽이 자본의 이익만을 겨냥한 것은 러시아의 보복과 유럽 경제에 대한 여파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람프리디스 특사는 러시아의 법적 조치도 의식한 듯 러시아가 대응해도 국제재판소에서 EU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자산을 완전히 몰수할 경우 다른 국가들이 서방에서 자금을 철수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유로화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로 동결 자산을 직접 몰수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실제 자국 자산이 몰수될 경우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26일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자산과 관련한 어떠한 조치도 상응하는 대응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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