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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비혼 임산부 진료 거부하는 산부인과 속출…동성애자 단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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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도쿄 통신원

승인 : 2023. 11. 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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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 소수자 임산부 지원 시민단체 대표들이 7일 아동가정청을 방문해 성소수자들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촉구한 요청서 제출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단법인 코도맵 공식사이트
일본에서 동성커플이나 비혼 산모 등 정자 기증을 통해 임신·출산한 임산부에 대한 진료를 거부하는 산부인과 병원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동성애자 시민단체가 정부에 좀더 엄격한 관리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7일 교도통신 등 일본 주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성 소수자 임산부를 지원하는 시민단체인 '코도맵'은 이날 아동가정청을 방문해 정자 기증을 통한 성 소수자들의 임신 및 출산 환경을 보호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동성 파트너가 있는 여성이나 결혼을 하지 않고 임신과 출산을 통해 육아를 하고 싶어하는 이른바 비혼모가 늘어나면서 해외 정자은행에서 제공받은 정자로 임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정자에 의한 임신 진료는 법에 저촉된다"며 초음파 검진 등 기본적인 임산부 진료를 거부하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이다.

나가무라 사토코 코도맵 대표는 "모든 여성이 혼인의 유무나 임신 방법과는 상관없이 적절한 산부인과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달라"고 호소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요청서에서는 동성 파트너가 있는 여성이 해외 정자은행을 이용해 임신했다는 것을 이유로 병원 윤리위원회 심사를 받도록 하는 등 사실상 진료를 거부한 사례 등이 적시돼 있다.

의료계는 이 같은 진료 거부 사례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현행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하고 나섰다. 다나카 마모루 게이오대학 산부인과 교수는 "일본은 정자 기증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매우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사례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현행 의료법은 무분별한 정자 제공과 그로 인한 출산을 막기 위해 법적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에 한정해 정자 제공을 통한 인공수정을 허가하고 있다. 또 인공수정이 가능한 병원도 전국에 12개만 지정할 만큼 깐깐하게 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미국 등 해외 정자은행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나 의료법상 출처를 알 수 없는데다 일본 내 정규 의료기관을 통한 정자은행 이용 사례가 아닌 이상 해당 환자를 진료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리스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정자 기증을 통해서만 임신이 가능한 성 소수자 커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크다는 점도 일본 정부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코도맵의 요청서 제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정자는 해외 기관을 통해 받고 출산·육아 서비스는 의료비가 저렴한 일본에서 받겠다는 것은 너무 이기적인 생각 아니냐" "소수자라는 이유로 무작정 떼쓴다고 다 들어줘서는 안된다"는 비판 목소리가 큰 만큼 사회적인 인식 정비가 먼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은혜 도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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