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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진 퇴직연금 시장…현대차증권, 퇴직연금 몰아주기 논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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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3. 07. 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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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옵션 시행으로 퇴직연금 시장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증권업계 퇴직연금 규모 2위(확정급여형+확정기여형)를 기록 중인 현대차증권이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과의 퇴직연금 계약을 바탕으로 타사 대비 압도적인 계열사 비중을 보여주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 등으로 고용노동부가 계열사 퇴직연금 비중이 높은 현대차증권에 대해 서면 점검과 개선방안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차증권은 퇴직연금의 수익률 개선 등 영업을 통해 비계열사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계열사 비중을 낮춰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25일 통합연금포탈에 따르면 퇴직연금 시장에서 절반 이상(58%, 2021년 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적립금 2조원 이상)에서 현대차증권의 계열사 비중은 올해 2분기 기준 87.1%를 기록했다. 2위인 신한투자증권 23.4%, 3위인 KB증권 18.4%를 크게 앞서는 결과다. 4위 NH투자증권(8.8%)과 5위 삼성증권(1.4%)을 보면 현대차증권의 계열사 비중이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짐작하게 한다.

특히 현대차증권의 DB형 적립금은 14조2141억원으로 증권업계 중 가장 많다. DB형 적립금 2위인 DB형 적립금 2위는 미래에셋증권(6조6269억원)의 계열사 비중은 0%, 3위인 한국투자증권(6조4900억원)의 계열사 비중은 0.2%에 불과하다.

2008년에 현대차그룹으로 인수된 현대차증권은 최대주주 현대자동차(25.43%)와 현대모비스(15.71%), 기아(4.54%) 등이 특수관계인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압류 후 그룹 계열사의 퇴직연금을 전담하면서 퇴직연금 사업을 키워왔다.

그럼에도 현대차증권의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도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증권사 퇴직연금에서 수익률은 매우 중요하다. 퇴직연금 시장은 일반적으로 '원금보장'이 중요하게 여겨졌고 이에 은행으로 자금이 몰렸다. 디폴트 옵션 시행으로 증권사는 수익률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됐고 이에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금융사들의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실제 현대차증권의 올해 2분기 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 2.92%, 원리금 비보장 1.87%인데 계열사 비중 상위권 증권사인 신한투자증권(보장 3.68%, 비보장 2.33%), KB증권 (보장 4.10%, 비보장 5.85%), NH투자증권(보장 3.60%, 비보장 3.18%), 삼성증권(보장 3.59%, 비보장 4.60%)과 최대 4%포인트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적립금 2위인 미래에셋증권(보장 3.47%, 비보장 3.03%)과 3위인 한국투자증권(보장 3.86%, 4.57%)와 비교해도 수익률이 떨어졌다. 현대차증권의 원리금 비보장 수익률의 경우 뒤에서 두 번째(유안타증권 1.17%, 단 원리금 비보장 적립금 5억원)에 그쳤다.

다시 말하면 증권사 퇴직연금에서 중요한 수익률에서 강점을 갖지 못한 현대차증권의 DB형 퇴직연금이 가장 많은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적립금에서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는다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퇴직연금 물량 덕분에 현대차증권이 DB형 퇴직연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계열사 퇴직연금 몰아주기는 불법이 아니다. 현재 공정거래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에는 계열사 퇴직연금 몰아주기에 대한 제재가 없다. 자율협약을 통해 퇴직연금 자산관리 계약은 적립금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운용관리는 수수료 기준으로 50%를 넘지 않도록 했으나 강제성은 크지 않다. 퇴직연금 운영 구조는 자산관리와 운용관리로 이원화돼 있어 자율협약에서도 자산관리와 운용관리로 나눠 기준을 정했다.

결국 고용노동부가 나섰다. 근로자의 선택권을 보장, 올해 400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퇴직연금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 지적하고 현대차증권과 삼성생명에 서면 점검 통보와 개선방안 제출을 요구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미 관련 자료는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상태다.

정부의 압박이 본격화된 만큼 현대차증권의 비계열사 물량을 확보, 계열사 비중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증권사 퇴직연금의 강점인 '수익률'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차증권은 비계열사에 대한 영업 강화를 통해 운용관리 계열사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산관리에서 계열사 물량은 없으며 올해 6월말 운용관리기준 계열사 비중은 70%대를 기록했는데 사업초기인 2014년도 87.9%와 비교하면 8.9%포인트 하락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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