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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애인 붙잡기 위해”…중고거래 사이트서 태아 초음파 사진 사고파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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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도쿄 통신원

승인 : 2023. 06. 2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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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거래품목으로 올려놓은 일본의 한 중고거래 사이트 화면. 이 초음파 사진은 제시된 가격 3000엔에 실제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중고거래 사이트 메루카리(メルカリ) 캡처
일본의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태아 초음파 사진이 버젓이 거래되고 있어 많은 이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TV아사히는 27일 일본의 최대규모 중고거래 사이트인 메루카리(メルカリ)에서 태아 초음파 사진과 양성 결과가 나온 임신테스트기가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태아 초음파 사진의 가격은 대체적으로 3000엔(한화 2만7000원) 정도로 제시돼 있었고, 지금까지 60건 이상 판매됐다. 임신테스트기 역시 10건 이상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누구의 자녀인지도 모르는 출처 불명의 태아 초음파 사진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된 것 자체도 경악스런 일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일본인들을 더욱 큰 충격으로 몰아넣은 것은 이를 돈주고 산 일부 구매자들의 사용처다.

사이트에 사진을 올린 판매자의 설명란에는 '의과 대학생들의 학습 용도'라고 적혀 있었지만, 이를 사간 구매자 중에는 옛애인을 압박하거나 붙잡기 위해 사용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TV아사히가 방송을 통해 소개한 익명게시판의 한 게시글에는 '전 남자친구를 붙잡기 위해 초음파 사진과 양성 판정 임신테스트기를 구입해 사용했다'는 내용의 사용후기가 올라왔고, 구체적인 방법과 사용 결과를 자세히 묻는 댓글들도 적지 않게 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유부남과 사귀고 있는데 이 사이트에서 초음파 사진을 구입해 임신을 했다는 증거로 제시했고 태아를 지우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체험사례까지 올라와 충격을 줬다.

방송에 출연한 데이우라 마나부 변호사는 "협박에 사용될 초음파 사진을 제공했다면 (판매자에게) 협박 방조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구매자가 초음파 사진을 제시하며 금전적 요구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아 사진 판매를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거의 모든 판매자들이 사진을 올리며 그 용도를 '학습용'이라고 표기했을 뿐만 아니라 중고거래 사이트 특성상 택배 등 비대면 거래로 이뤄졌기 때문에 누가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까지 파악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점을 교묘하게 악용한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에 출연한 의학 전문가(산부인과 의사)는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여성이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며 임신했다고 주장하는데 놀란 남성이 직접 사실 여부를 확인하러 온 사례도 있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이외에도 임신판정을 받은 여성이 중절수술을 하면서 영수증을 여러 장 발행해 달라거나 금액을 좀더 비싸게 적어달라는 요구를 한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정은혜 도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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