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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생 성추행’ 쉬쉬하던 日 유명 연예기획사, 결국 공식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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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도쿄 통신원

승인 : 2023. 05. 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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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홈페이지 동영상을 통해 쟈니 기타가와 전 회장의 성추문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있는 후지시마 쥬리 쟈니즈 엔터테인먼트 사장. /출처=쟈니즈 공식 홈페이지 캡쳐
스맙(SMAP), 아라시(嵐) 등 유명 남성 아이돌 그룹을 배출한 일본의 대형 연예기획사 쟈니즈 엔터테인먼트가 창업자인 고(故) 쟈니 기타가와 전 회장의 성추문에 대해 오랜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공식사과를 했다.

15일 마이니치 신문, 산케이 신문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쟈니즈 엔터테인먼트는 전날 공식 사이트에 후지시마 쥬리 사장의 공식사과 영상을 올리고 그동안 쉬쉬해왔던 쟈니 전 회장 성추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과 영상에서 후지시마 사장은 "이미 쟈니 회장이 고인이 된 상황에서 사실 관계를 놓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있는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후지시마 사장이 고개를 숙인 것은 지난달 중순 있었던 쟈니즈 연습생 출신 남성 연예인의 성추행 피해 폭로 기자회견 이후 높아진 비난 여론과 다른 소속 연예인들의 이탈 때문이다. 쟈니스의 전 연습생이었던 오카모토 카우안은 지난달 12일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쟈니스에 연습생으로 입사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쟈니 회장 자택에서 15~20회 정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피해자는 오카모토뿐만이 아니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오카모토를 포함한 3명의 익명의 폭로자가 쟈니 전 회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의 BBC 등 해외 언론만 이를 상세히 보도했을 뿐 일본 내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침묵했고, 당사자 격인 쟈니즈 또한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결국 분노한 팬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행동에 나서면서 비난여론이 조금씩 커져갔고, 다른 소속 연예인들까지 대거 계약 종료를 통보하며 손절하는 모습이 연출되자 쟈니즈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또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일본 주요 언론들도 후지시마 사장의 공식사과가 있은 후 비로소 후지TV와 마이니치 신문, 산케이 신문을 필두로 쟈니 전 회장의 성범죄 사실을 뉴스로 다루기 시작했다.

하지만 팬들과 국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후지시마 사장의 이번 사죄는 쟈니즈를 지키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후지시마 사장이 오카모토 등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 부르고 자신은 해당 사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는 모습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그가 "당사자(쟈니 전 회장)가 이미 사망한 상황에서 제3자인 회사가 폭로 내용에 대한 사실 인정 여부를 정할 수는 없다"고 밝힌 것은 즉각적인 팬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쟈니즈 소속 가수의 팬을 자처하는 1만6125명은 "후지시마 사장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교묘하게 회피했다"며 오카모토 등을 '피해 호소인'이 아닌 '피해자'로 인정하고 다시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로 구성된 쟈니즈 팬 단체는 사과 영상이 공개된 바로 다음날인 15일 성명을 내고 "꿈을 쫓아 소속사에 들어온 미성년자를 겁탈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행위"라며 "제대로 된 진실 검증을 제3자를 통한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은혜 도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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