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200년, 핀란드 70년 비동맹 전통 깨고 나토 가입 확정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지지
3국 외무장관 양해각서...29일 개막, 나토정상회의서 결정
3국 정상과 나토 사무총장, 마라톤회의
합의 "쿠르드노동자당 단속, 범죄인 인도 협정 체결"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뒷줄 왼쪽)·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이 지켜보는 가운데 튀르키예·핀란드·스웨덴 외무장관이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과 관련한 합의 각서에 서명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이달 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유럽 두 국가에 대한 나토 가입에 반대해온 튀르키예(터키)가 지지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핀란드 대통령실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튀르키예가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그리고 핀란드 총리 출신의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 장시간 회의에서 이같이 합의했고, 3국 외무장관이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핀란드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에 따라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29일부터 본 일정이 시작되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가운데)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사무총장(왼쪽 두번째)이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오른쪽)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니니스퇴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양해각서가 “튀르키예는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지지할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길을 열어주는 합의에 도달했다”며 “나토 동맹으로서 핀란드와 스웨덴이 튀르키예가 국가안보 위협에 맞서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 내용과 관련, “스웨덴과 핀란드가 국내법을 추가로 개정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엄중히 단속하고, 튀르키예와 범죄인 인도 협정 체결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신청에 대해 스웨덴이 특히 PKK를 지원해왔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튀르키예 측은 PKK가 자국 내에서 비군사적 목표물을 공격하고, 민간인을 살해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의해 테러 조직으로 지정됐다고 지적해왔다.

이번 합의에 앞서 스웨덴은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테러 방지법을 통과시키면서 에르도안 정부를 설득해왔다. 하지만 이번 각서에는 튀르키예가 테러 혐의를 주장하며 스웨덴 정부에 인도를 요청하고 있는 약 45명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스웨덴은 나폴레옹 전쟁(1796~1815년) 이후 군사 동맹에 가입하지 않았고, 핀란드는 1939~1940년 소련과의 전쟁에서 영토의 10%를 잃은 후 중립을 유지해왔지만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여론이 급변, 지난달 18일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