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위험...나토와의 군사적 긴장 고조할 러시아 대응 초래"
미, 우크라 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요청 거부 이어 약한 입장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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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공군이 보유한 28대의 미그-29 전투기 전부를 독일 슈타인 미 공군기지에 배치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도록 하고, 대신 F-16 등 미국산 전투기 제공을 요청한 것이 러시아와의 긴장을 고조시킬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현시점에서 폴란드가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 공군으로 넘겨주는 것을 지지하지 않으며, 따라서 우리의 감독하에 그리하는 것 역시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폴란드의 아이디어가 “너무나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커비 대변인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이날 폴란드 국방장관에게 통화하면서 미국이 폴란드의 계획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폴란드는 자국 미그-29기뿐 아니라 미그-29기 보유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도 같은 조처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커비 대변인은 “정보 당국은 미그기의 우크라이나 이전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으로 오인될 수도 있으며, 나토와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을 키우는 러시아의 대응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할 경우 전쟁 개입으로 간주해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미국이 또다시 약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미국과 폴란드는 폴란드 보유 미그-29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계획을 검토하면서도 러시아의 반발을 초래하는 것을 우려해 구체적인 운반 루트를 결정하지 못했었다.
이와 관련,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제공하려는 것을 미국이 반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직접 미그-29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 영공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설정해달라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거듭되는 요청에 대해서도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을 초래해 핵전쟁을 포함한 제3차 세계대전을 촉발할 위험성이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침략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일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려는 모든 제3국은 적군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최선의 방안은 러시아의 침략을 격퇴하기 위해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무기와 시스템, 특히 대전차 및 대방공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