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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첫 ‘익명출산’ 승인…산모·아이 권리보호 취지 불구 법제화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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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도쿄 통신원

승인 : 2022. 02. 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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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첫 ‘익명출산’ 사례를 실현해낸 지케이 병원 하스다 다케시 병원장. /출처=지케이병원 공식홈페이지
일본에서 처음으로 산모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이른바 ‘익명 출산’이 한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승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산모와 태어날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첫 사례이지만 아직 법제화에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아사히 신문은 21일 구마모토현이 관내에 위치한 지케이병원이 지난해 12월 10대 여학생이 출산한 갓난아기에 대해 신청한 ‘익명 출산’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지자체장 직권으로 갓난아기의 단독 호적을 작성하기로 결정한 ‘익명 출산’ 사례다. 앞서 지케이 병원은 지난 4일 산모의 요구에 따라 산모명을 기입하지 않고 출산 신고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 오오니시 가스후미 구마모토 현 지사에게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지케이 병원은 2007년부터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익명으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갓난아기 우체통’을 운영해 왔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최근 출산을 하려면 산모의 개인정보가 필요한 현 제도에 거부감을 느껴 병원에 가지 않고 혼자서 아이를 낳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갓난아기 우체통을 운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지케이 병원 하스다 다케시 원장은 이날 아사히 신문과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아기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밝히고 싶지 않다고 고집하는 산모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방법 외에는 다른 수가 없었다”며 밝혔다. 특히 그는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에서는 이미 익명 출산 제도가 법제화돼 있다”며 “이는 산모의 건강과 아기의 생명을 다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하스다 원장은 “최근 증가한 젊은 여성들의 비밀 출산과 신생아 유기 사건들은 다 이런 제도적 미비가 주된 원인”이라며 “더 이상 이와 같은 불행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익명 출산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후생노동성은 “이번 사례가 아동복지법과 의사법 등 현행 법령에 위반하지 않았는지 조사기관을 통해 판단돼야 한다”며 “법령에 저촉할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 실제 구마모토현이 아기의 단독 호적 승인과 동시에 정부에 대해 법정비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하스다 원장은 “익명 출산에 대해 아직까지 일본 내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비판받을 만한 요소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여성들이 왜 신분을 밝히지 못하는지 이해하고 권리도 보호해 줘야 한다”며 일본 정부에 대해 법 정비를 다시 한번 요구했다.
정은혜 도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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