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국가안보회의서 "민스크협정 이행 기회 없어...결정 내릴 것"
러 상하원 22일 긴급회의 개최...2008년, 조지아 분쟁지역 인정 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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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설명하는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독일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FAZ) 등이 보도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관련 칙령에 서명할 의향이 있다”며 “프랑스 대통령과 독일 총리가 이러한 진전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했고, 동시에 접촉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독일 총리실은 숄츠 총리가 푸틴 대통령에게 “이 같은 조치는 우크라이나 동부 충돌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민스크 합의에 크게 반대되는 것이자 러시아 측이 이들 합의를 일방적으로 위반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FAZ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여러분의 의견을 들었고, 오늘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반군 지도자들은 러시아 TV가 방영한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각각의 인민공화국의 주권과 독립 인정을 촉구했다고 FAZ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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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하원이 비상 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도네츠크·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 승인을 위한 절차라는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NSC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민스크 협정을 이행할 기회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FAZ는 전했다. 그는 우리는 합의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민스크 협정 이행 불투명을 도네츠크·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 승인 구실로 삼은 것이다. 이는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 후 북한 지역을 통제하면서 김일성 정권 수립을 지원한 것과 같은 술책이다.
민스크 협정은 2014~2015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해 독일과 프랑스의 중재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체결한 협정이다.
하지만 ‘민스크 협정’의 모호한 문서에 대한 해석이 달라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움직임에 드미트로 쿨베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 뒤 “푸틴 대통령이 루간스크와 도네츠크 주의 독립을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만약 합병이 있을 경우 제재가 있을 것이다. 만약 승인이 있을 경우 나는 그 제재들을 상정할 것이며 장관들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