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대통령 "푸틴, 달라져...우크라 상황 좋지 않아"
푸틴 경고 불구 "나토 가입, 핀란드 주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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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니니스퇴 대통령이 유럽 동서 간 중재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개척해왔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그리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다른 세계 정상들에게 전화를 걸고, 조언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7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5시간에 걸친 대면 회담에 앞서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를 제안했다. 핀란드가 냉전시대에 엄정한 중립을 조건으로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유지하고, 민주주의 국가로서 생존할 수 있었던 방안을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NYT는 니니스퇴 대통령의 지지율이 90%에 육박해 1956년 집권해 냉전시대 ‘핀란드화’ 기간인 25년 동안 집권한 우르호 케코넨 전 대통령과 비유된다고 평가했다. 16년 동안 집권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유럽의 협상을 주도했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물러나면서 니니스퇴 대통령의 역할이 작지만 중요해졌다고 NYT는 설명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전 핀란드 총리는 니니스퇴 대통령에 대해 “유럽 북동쪽 구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특히 푸틴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을 때 전화하면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나 그의 생각에 대해 더 많이 아는 사람이라는 건 과장됐다”면서도 서방측 정상뿐 아니라 푸틴 대통령도 종종 서방 정상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8년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기 전 ‘푸틴 대통령은 강력히 맞서는 사람을 존경한다’고 조언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해 논의하기 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2020년 8월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의 동의에 따라 러시아 국내선 항공기에서 독극물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일 베를린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푸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정작 니니스퇴 대통령은 핀란드의 ‘핀란드화’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핀란드가 적군이 된다’고 경고함에도 불구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가 핀란드의 권리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매우 분명히 말했다고 NYT에 밝혔다.
아울러 그는 지난달 국내 정치를 책임지는 36살의 여성 총리 산나 마린이 자신이 재임 중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을 매우 희박하다고 말한 데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 NATO 가입 문제는 푸틴 대통령과 협상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핀란드에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상황이 좋지 않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 긴 대화를 한 전후로 러시아에서 변화가 느껴졌다며 “푸틴 대통령의 마음가짐이나 결단력·단호함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지금의 이 기세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이 예전처럼 되돌아가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는 서방과 러시아가 민스크 협정에 이견을 드러내면서 남은 선택지는 러시아가 유럽을 압박하고, 미국으로부터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끌어내는 것이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전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스크 협정은 2014~2015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 아래 체결한 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