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푸틴, 100분 통화...미, 유럽 정상에 "러, 우크라 침공 16일"
미, '핵심팀' 제외 대사관 직원 철수 명령
우크라 대통령 "러, 침공 확실한 정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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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62분 동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약 100분 동안 각각 통화로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
미 행정부 국가안보 담당 고위관리는 언론 브리핑에서 미·러 정상이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제기한 모든 주제를 다뤘다면서도 “몇 주 동안 전개되고 있는 역학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미 백악관 관리들도 바이든 대통령이 다양한 외교적 선택지를 논의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그런 길을 택하도록 설득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통화는 미 국무부가 우크라이나주재 미국대사관 내 외교관과 직원 중 ‘핵심 팀’을 제외하고 모두 떠나라고 명령한 지 후 수시간 만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을 감행한다면 미국은 동맹, 파트너와 함께 단호히 대응하고 러시아가 신속하고 심각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고, 러시아의 위상을 떨어뜨리며 광범위한 인간의 고통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정상 통화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통화는 ‘사무적(businesslike)’이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히스테리’가 빛을 잃게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안보보장에 관한 생각을 전했지만 불행히도 러시아의 주요 우려 사항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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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지난 7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5시간 동안 대면 회담을 가졌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험이 고조된 지난해 12월부터 이날 6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미·러, 프·러 정상 간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1일 유럽 정상들과 화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일을 16일로 제시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하는 등 긴박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 미국인, 대사관 직원 가족에 이어 이날 ‘핵심 팀’을 제외한 모든 외교관과 직원에 대해 대피 명령을 내렸다.
국무부는 아울러 우크라이나주재 미국대사관의 영사 업무는 13일부터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에 함락되면서 이뤄진 미국대사관 직원들의 혼란스러운 철수의 반복을 피하려 한다고 NYT는 평가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또는 제3국의 도발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이나 내 외교 공관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인원만 남기고 나머지 인원은 철수하는 ‘최적화’ 조처를 내렸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도 대사관 직원을 대피시키고 있다. 앞서 한국·일본·영국·호주·라트비아·노르웨이·뉴질랜드·쿠웨이트 정부도 우크라이나 내 자국민 철수를 권고했고, 이날 독일·네덜란드·사우디아라비아·리투아니아·요르단이 비슷한 권고를 했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라는 확실한 정보는 없다”며 지나친 공포 분위기 조성을 경계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했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 약 13만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에 결집해 침공을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