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같은 나라' 합의 참여 요구할 듯...한국 대응 주목
미, EU산 철강·알루미늄 고율관세 사실상 폐기...한국 수출 경쟁력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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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미국과 EU 간 주요 분쟁 사안이었던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를 사실상 철회한 데 이어 대중국 글로벌 공급망 구축 추진에 합의한 것이다.
아울러 미국과 EU가 한국 등 ‘생각이 같은 나라’의 글로벌 합의 참여도 요구한 것으로 보여 향후 정부와 기업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국과 EU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양측이 처음으로 탄소 집약도와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응할 글로벌 합의를 위해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EU는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철강과 알루미늄 무역에 관한 탄소 기반 협정에 관해 협상하기로 약속했다”며 이 협정은 세계 경제에서 가장 탄소 집약적인 분야 중 하나에서 배출량 감소를 장려하면서 중국과 같은 나라의 ‘더러운 철강’이 우리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고, 철강을 덤핑해 우리 노동자들과 산업, 그리고 환경에 크게 피해를 주는 나라들에 맞서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EU의 글로벌 합의 추진이 철강·알루미늄 생산 세계 1위인 중국 등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아울러 성명은 글로벌 합의가 무역정책을 동원해 기후변화 위협 및 글로벌 시장 왜곡에 맞서려는 공동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관심 있는 국가의 참여에 열려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생각이 같은 나라들에 이 합의에 참여하라고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번 합의 추진이 미국과 EU를 넘어 한국·일본 등 철강 제조 강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EU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각각 25%·10%의 추가관세를 유지하면서도 일정 수입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EU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EU 국가들이 매년 330만t의 철강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되 이를 넘어선 물량엔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3월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232조를 적용해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을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 영국을 제외한 EU의 대미 철강 수출은 470만t이었고, 2019년에는 390만t으로 줄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추가관세 대신 쿼터제를 택했던 한국의 수출 경쟁력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대미 수출량을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