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 금세기 중반께 실현"...중러인도 등 반대로 2050년 설정 실패
올해말까지 해외 석탄발전소 자금 지원 중단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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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정상들은 올해 말까지 해외의 신규 석탄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국제적 공적 금융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G20 정상들은 30∼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정상회의를 한 뒤 이러한 내용의 공동선언문(코뮤니케)을 발표했다.
하지만 ‘탄소 중립’ 시점을 2050년으로 설정하는 데 실패해 성과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에 대부분 G20 정상들은 이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참석해 구체적인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은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미 있고 효과적인 조처와 헌신이 필요하다면서 향후 10년간 대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지구 온난화 가스 배출량은 G20이 전 세계의 약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정상들은 ‘탄소 중립’ 시점을 2050년으로 못 박지 못하고 ‘금세기 중반 또는 그 무렵까지’ 달성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회의에 정상이 참석하지 않은 중국·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가 달성 시점을 2060년으로 제시했고, 인도가 구체적인 설정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상들은 ‘탈석탄’과 관련, ‘2021년 말까지 해외의 감소하지 않은 신규 석탄발전을 위한 국제적 공적 자금 제공을 중단한다’는 데 합의했다. AP통신은 이는 각국이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중단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정상들은 자국 석탄 사용의 단계적 폐지 목표를 설정하는 데 실패했다. 선진국들은 2030년대 말까지 이를 달성하자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AP는 석탄이 여전히 중국의 주요 발전원이며 중국과 인도 모두 국내 석탄 소비를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G20 정상회의 선언 제안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 사전녹화영상을 통해 해외의 새로운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국내 석탄발전소 건설 종료 시점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정상들은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기 위해 2025년까지 매년 1000억달러(117조4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정상들은 2023년부터 기업에 대해 최저 15%의 법인세를 부과하고, 매출 발생국이나 지역이 다국적 정보기술(IT)에 대해 매출액의 10%를 넘는 이익의 25%에 과세하는 권한을 가지는 내용의 디지털세 도입에도 합의했다.
이번 합의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G20 정상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이날 개막한 제26차 COP26에 거대한 과제를 남겼다고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내 희망들이 충족되지 못한 채로 로마를 떠난다”면서도 “최소한 그 희망들이 꺾이진 않았다”며 “글래스고 COP26으로 이어진다”고 적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G20연구소 소장인 존 커튼은 합의가 ‘상기이고 재확인’이라며 정상들이 거의 새로운 것을 하지 않고 단지 걸음마를 뗐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국제적인 석탄발전소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합의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며 중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