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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시간은 우리편”이라는 김진욱…‘수사 전문성’부터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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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 기자

승인 : 2021. 04. 15. 06:00

KYS
문재인정부 검찰개혁의 상징 중 하나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호 수사에 나서기도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황제 조사’ 논란이 불거지자 공수처는 조사 과정에 대한 해명을 내놨지만, 공수처가 해명을 할수록 오히려 의혹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달 7일 이 지검장을 면담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공수처를 둘러싼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김 처장이 이 지검장에게 관용차량을 제공해 청사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한 황제 조사 논란에 대한 해명은 오히려 역효과만 낳았다. 관용차량 제공을 시작으로 ‘이 지검장이 청사 출입 시 보안지침을 지키지 않았다’ ‘영상녹화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조사실에서 면담을 진행했다’는 등 의혹이 터져나온 것이다.

공수처가 논란을 시원하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공수처 지휘부의 수사 경험 부족 때문으로 보인다. 관용차량 제공을 비롯한 청사 출입과 조사실에 대한 의혹은 결국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수사 방침에서 파생된 것이다. 공소권 유보부 이첩과 관련해 검찰과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수사력에서 전문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했으나 잇따른 논란에 휩싸이며 공소권에 대한 공수처의 주장마저 힘을 잃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 수사 경험이 부족한 두 판사 출신이 지휘부에 올라 공수처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무 경험이 부족한 이들로 꾸려진 검사 인력 또한 수사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공수처는 최근 인사위원회를 통해 부장검사 2명을 포함한 19명의 검사를 최종선별했지만, 이중 검찰 출신은 4명에 그친다. 이처럼 이른바 ‘수사의 ABC’를 알고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면, 수사 과정에서의 의혹을 분명하게 해소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처장은 지난 12일 첫 자문위원회에서 “공수처의 신뢰 회복 방안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겠다”며 “앞으로 시간이 좀 걸릴지라도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처럼 공수처가 관행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만으로는 ‘전문성’을 확보할 수 없다. 공수처가 국민에게서 신뢰받는 수사기관이 되기 위해선 막연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보단 양질의 수사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특정 분야 수사에 대한 전문 인력을 기용하는 등 수사 전문성부터 확보해야 할 것이다.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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