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자의눈]뮤지컬계에 희망 고문 언제까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118010009555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1. 01. 18. 10:20

전혜원
전혜원 문화스포츠부 차장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 연장으로 공연계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5단계에서는 좌석 두 칸 띄어 앉기를 해야 해서 객석의 30% 정도만 관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망하지 않으려면 작품을 올리지 말아야 할 수준이다. 실제 상당수 대형 뮤지컬들이 개막과 공연 재개를 2주 가량 미뤘다.

특히 방역 당국이 헬스장, 학원, 노래연습장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운영제한은 완화한 반면, 공연계 ‘두 칸 띄어 앉기’는 여전히 적용해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연장 두 자리 띄어 앉기, 근거가 무엇입니까?’란 글이 올라왔고,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에는 ‘#공연문화예술_무시하지마’란 해시태그를 단 관객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는 공동 호소문에서 “좌석 두 칸 띄어 앉기 조치는 실질적으로 공연 진행이 불가능한 희망 고문”이라고 밝혔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공연계 실정에 맞는 ‘동반자 간 거리두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리 공연산업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오페라의 유령’ ‘캣츠’ 투어 공연을 선보이며 ‘K-방역’의 위상을 드높였다. 또한 그동안 공연장에서의 감염 전파 사례는 없었다. 동종업계인 영화계의 경우 2.5단계에 영화관 좌석 한 칸 띄어 앉기인 걸 보면, 공연계에만 유독 방역 기준이 가혹한 건 아닌지 재고해봐야 할 시점이다.

공연업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론적인 방역 대책은 희망 고문만을 안길 뿐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민간 공연계가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 호소문에 담긴 말처럼 “이 모든 것은 팬데믹 상황에 놓인 공연계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공연계의 고사(枯死)를 막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한시적 부가세 면제 혜택, 긴급 자금 지원, 뮤지컬 펀드와 같은 기금 마련 등 정부의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정책과 지원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