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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가만히 있을 까닭이 없다. 우선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이 주재한 17일 정례 뉴스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이미 미국 측에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날뛰도록 조장했다. 중·미 관계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했다”는 비난을 퍼부었다. 국무원 대만 판공실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이 미국을 비난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하루 전인 16일에는 무력 시위를 통해 크라크 차관의 대만 방문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보여준 바 있다. 대잠초계기 2대가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 긴장감을 높인 것. 당연히 대만은 전투기를 즉각 발진시켜 경고방송을 했다. 다행히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크라크 차관은 중국의 강력 반발에도 오불관언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방문 기간 중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비롯해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 등 대만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으로 있다. 미-대만 자유무역협정(FTA) 등과 같은 경제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19일에는 대만 독립론자로 불리는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 추모예배에도 참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만에 대한 미국 무기 추가 판매에 대한 논의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중 및 양안의 관계가 최악 상황으로 빠져드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