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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서면서 양국 관계를 긴장 국면으로 몰아넣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분명하다고 해도 좋다. 중국을 희생양으로 만들어 자신의 재선 가도를 탄탄대로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코로나19의 창궐로 미국 내에서 반중 정서가 폭발하는 상황이라는 현실에 비춰볼 경우 그의 입장에서는 나름 괜찮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갈등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양국 관계가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를 입는다면 후유증이 예상보다 훨씬 더 커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최악의 경우 예상치 못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봐야 한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항공모함까지 동원, 상대를 위협하는 행보를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진짜 우발적인 충돌에 이를 수도 있다”면서 양국의 군사적 충돌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전망했다.
말할 것도 없이 군사적 충돌은 양국에게 바람직하다고 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국제적으로 코너에 몰리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중국 역시 이 현실을 잘 알고 있다. 먼저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언행을 가능한 한 자제하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다. 하지만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드러내놓고 반중 입장을 지속 견지할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다는 전망은 이제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고 단언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