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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순 작가 “역사 속에서 고통당한 이들 기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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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17. 12. 0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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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展 개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_영화스틸, 2017(2)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영화스틸, 2017)./제공=국립현대미술관
지난 2015년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받은 임흥순 작가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임 작가는 노동과 여성문제를 다룬 영화작품 ‘위로공단’으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퐁피두센터, LA 카운티 미술관 등 세계 유수 미술기관에 작품이 소장되고, 전시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본래 회화를 전공한 그는 미술과 영화의 표현양식을 접목시킨 새로운 형태의 영상 언어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국내외에서 주목 받고 있다.

내년 4월 8일까지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는 믿음, 신념, 사랑, 배신, 증오, 공포, 유령 등 7개 단어가 부제로 붙었다.

전시 명칭에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생성된 분단 이데올로기가 마치 유령처럼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파괴했다는 작가의 현실 인식이 담겼다.

그는 정정화(1900∼1991), 김동일(1932∼2017), 고계연(85), 이정숙(73) 등 굴곡진 현대사를 살아야 했던 할머니 4명의 삶을 소재로 한 영상과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임 작가는 최근 서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학창 시절부터 역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았다. 공적이고 큰 역사보다는 개인적이고 작은 역사를 좋아했다”며 “예술가로서 지금 세대가 역사 속에서 고통을 받은 분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관계를 따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부모가 노동자이다 보니 어려서부터 빈곤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했고 이들의 정서를 풀어나갈 방법을 고민했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개인의 묻힌 역사를 소개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전시장 설치전경(제 5전시실)(1)
제 5전시실 설치 전경./제공=국립현대미술관
이번 작품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할머니 네 명은 모두 분단 혹은 소외를 경험한 소시민이자 약자다. 그들은 젊은 시절에 일제강점기 중국에서의 독립운동, 제주 4·3사건, 지리산 빨치산, 한국전쟁, 월남전 같은 굵직한 사건을 겪었다.

전시 공간은 정정화, 김동일, 고계연 할머니를 위한 5전시실과 이정숙 할머니에 초점을 맞춘 7전시실로 나뉜다.

사천왕상, 계곡, 배, 고목이 있는 5전시실은 이승도 저승도 아닌 일종의 이계(異界)로, 희생의 역사를 감내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곳이다. 작가는 관람객에게 진혼곡을 들려주는 대신 전시명과 같은 제목의 3채널 영상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을 보여준다.

이어 7전시실에서는 2채널 영상과 작가가 작품 활동을 하며 떠오르는 생각을 자세하게 기록한 노트, 인터뷰 녹취록을 감상할 수 있다.

강수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숨어 있지만 생명력을 잃지 않는 트라우마와 상처에 관한 전시“라며 ”종국에는 거대한 치유의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현대자동차가 2014년부터 매년 중진 작가 한 명을 선정해 후원하는 ‘현대차 시리즈’의 네 번째 전시다. 2014년 이불, 2015년 안규철, 2016년 김수자 작가가 이 전시를 통해 작품을 선보였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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