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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을 에워싼 벽에는 그가 직접 그린 그림이, 탁자 위에는 치킨집을 폐업하고 이혼하고 부채가 많아 자살한 친구의 빈소를 찾아간 한 남성의 이야기가 쓰인 종이가 놓여 있다.
백현진은 “내 작품은 골치 아픈 개념이나 퀴즈가 아니다”며 “내 마음과 사고를 표현한 것”이라고 1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 2017’전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휴게실인 이곳은 내겐 굉장히 편안한 곳이에요. 하지만 이곳을 직접 경험하는 사람마다 각자 느끼는 점이 다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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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실험성과 참신성을 갖추고 미술계에서 새로운 담론을 창출할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자리”라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남성중심적 문화를 섬세한 영상에 담은 작업을 선보여온 박경근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박경근은 로봇 군상의 일률적인 제식 동작을 연출하고 이 움직이는 조각들에 반응해 빛과 색채가 조절되는 작품을 선보인다.
“남들보다 늦게 서른 살 쯤 군대를 갔어요. 입소 첫날 5~6시간 동안 경례 연습만 했어요. 수천명이 각을 맞추다 보니 각이 안 맞았어요. 0.1초라도 늦게 경례하면 욕을 먹고 엄청 고생했죠. 제가 어리바리 해서 자꾸 틀렸어요. 저 때문에 계속 반복하게 되니까 나중에는 동료들이 욕을 하고 무섭더라고요.”
“군대에서 느낀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작품을 찍었다”는 그는 32개의 로봇에 총을 매달고 일정한 주기로 총이 발사되는 작품을 만들었다. 로봇 옆에는 카메라가 있어 뭔가 감시당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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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킴은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길을 잃었을 때 접하는 익숙하고도 낯선 풍경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름 없는 존재들’을 현재 시공간으로 호명해 관계 맺기를 이어가는 작가 송상희는 ‘아기장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영상작업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와 비극적 폭발 이미지들로 구성된 작품을 전시한다.
송상희는 “상처와 폐허의 흔적을 돌아다니며 촬영했다. 하지만 폐허에서 본 것은 엄청난 생명력이었다”며 “우주에서 녹음한 지구의 소리와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18일까지 서울관 1, 2전시실에서 열린다.
오는 27일에는 작가들과 함께 하는 전시 토크가, 전시 기간 중에는 작가별로 신작 제작과정과 작품세계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을 통해 사전 예약해야 한다.
‘올해의 작가상 2017’ 최종 수상자는 12월 5일 발표된다. 최종 수상 작가는 1000만원의 후원금과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추가로 지원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