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는 발음이 중요하다. 발음이 조금만 잘못 되면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카오야(양고기 구이)를 주문하면서 발음이 좋지 못할 경우는 카오양(양 구이) 접시를 받고도 할 말이 없어진다. 베이징의 유명한 골동품 거리인 류리창(琉璃廠)을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도 류리차오(六里橋)로 가게 돼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자신의 발음을 원망해야 한다. 글도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중국에 전통적으로 문자옥(文字獄)이 많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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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인 시진핑. 졸지에 최고 지도자에서 최후의 지도자가 돼버렸다./제공=신화통신.
때문에 중국에서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는 조심해야 한다. 만약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는 말이나 글은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자칫 하면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본의 아니게 큰 횡액에 직면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15일 중국에서 진짜 벌어졌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관련 기사를 쓰면서 그를 ‘중국 최고의 지도자’가 아니라 ‘중국 최후의 지도자’로 잘못 표기해 담당 기자와 편집자가 정직 처분을 받은 것.
밍바오(明報)를 비롯한 홍콩의 언론의 15일 보도에 의하면 문제의 기사는 신화통신이 지난 13일 오후 4시5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관련해 보도한 것이었다. 놀랍게도 이 기사는 무려 1시간이나 뒤늦게 발견됐다. 당연히 통신은 바로 정정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다. 과거 한국에서 대통령을 견통령(犬統領)이라고 표기해 문제가 된 것에 비하면 그래도 애교 수준이라고 할지 모르나 사고는 사고였다. 결국 담당자들이 처분을 받았다.
현재 처벌을 받은 당사자들이 고의로 그랬는지의 여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설사 실수라 해도 책임은 져야 할 사안인 듯하다. 설사 미국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더라도 그냥 넘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더구나 시 총서기 겸 주석은 지금 전통적인 집단지도체제 구도를 종식시키고 1인지배체제를 확고히 해가는 과정에 있다.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은 확실히 중국에서는 절대 용납이 안 된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