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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보니 반이 공기” 제과업계 과대포장, 또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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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3. 30. 17:52

내용물 보호 명목…규제 사각지대 여전
포장 구조 개선 없인 '그린워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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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 제크.
식품업계 전반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와 가장 맞닿아 있는 제품 포장에서는 여전히 과대포장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 본지에 접수된 롯데웰푸드의 장수 스낵 '제크'의 과대포장 제보는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인 제과업계의 문제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30일 아시아투데이에 제보된 사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 제크의 종이 상자를 개봉하자 내부 공간의 상당 부분이 비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품 파손을 막기 위한 포장 구조임을 감안하더라도, 겉포장 상자의 부피가 실제 내용물 용량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질소 과자' '종이 과자'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행 환경부의 제품 포장재질 및 포장방법에 관한 기준에 따르면 제과류의 포장 공간 비율은 20%(공기 주입 방식은 35%) 이하로 제한된다. 다만 제조사들은 유통 과정에서의 제품 파손 방지와 선도 유지를 위해 '완충 공간'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에 머물거나 제품 보호라는 예외 조항을 근거로 실질적으로 과대포장이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식품기업들이 친환경 포장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포장 구조 자체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수성 잉크 사용' '플라스틱 트레이 축소' 등 다양한 방안을 도입하고 있지만 포장 부피나 이중 포장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과대포장 관행이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 크기나 함량을 줄이는 것)'의 가림막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과정에서 겉포장 규격은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 내용물을 줄이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인 포장재의 부피를 줄이거나 이중 포장 구조를 단일화하지 않는 한 포장재 소재만 바꾼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재무적 실적을 넘어 ESG 성과와 진정성이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현시점에서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친환경 정책은 오히려 브랜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기업의 장기적 거버넌스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단품 포장으로 유통되는 65g 제품"이라며 "제품 특성상 운송·보관 과정에서 부서짐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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