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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분할·합병… ‘스페셜티’ 전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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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3. 29. 17:34

HD현대오일뱅크와 지분 절반씩 확보
통합법인 6000억씩 출자… 9월 완료
2030년 기능성 소재 비중 60% 목표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 물적분할과 합병을 통해 석유화학 사업 구조 재편의 신호탄을 쐈다. 나프타분해시설(NCC) 투자로 사세를 확장했던 과거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의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면서다. 구체적으로 로봇·항공우주 등에 쓰이는 고기능성 소재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춘 수소 사업, 반도체·AI 소재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29일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한 후 분할신설회사와 HD현대케미칼 간 합병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분할신설회사가 HD현대케미칼에 흡수합병되면 롯데케미칼이 신주를 교부받는 방식이다. 최종적으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각각 지분 50%씩 보유하게 된다. 양사는 통합법인에 각각 6000억원 규모를 출자하며 올해 9월까지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신동빈 회장이 국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일군 성공의 상징을 재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 회장은 과거 호황기 시절 공격적인 NCC 설비 투자를 주도하며 업계 1위 LG화학의 영업이익을 추월하는 성과를 냈으나 글로벌 업황 변화로 비대해진 NCC 규모는 현재 실적 부담으로 돌아온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의 가파른 설비 증설에 따른 글로벌 공급과잉이 더해지며 국내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경쟁력은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정부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등을 통해 기업 간 중복 설비 통합과 고부가 사업 전환을 강력히 유도하며 산업 전반의 효율화를 지원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러한 정부의 산업 구조 재편 방향에 맞춰 범용 설비 가동 효율을 조정하고 고부가 사업 전환 노력을 구체화하며 정책 기조에 화답하고 있다. 이번 대산공장 통합과 여수산단 내 기업 간 설비 조정 참여는 위기에 직면한 석유화학 업계의 생존 해법을 제시하는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합병을 통해 원료 수급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수직 계열화를 강화하고 통합 생산체계 구축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제조 원가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범용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사업 재편을 위한 실무적인 정비 작업도 병행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7일 여수공장 NCC 공정을 포함한 전체 설비의 정기보수를 위해 약 두 달간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설비 노후화를 방지하고 공정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계획된 일정으로 비축 재고를 활용해 시장 공급 영향을 최소화하며 체질 개선을 위한 기초 체력을 다지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기능성 소재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회사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은 전남 율촌산단에 연 50만톤 규모의 국내 최대 단일 컴파운딩 생산 공장을 구축 중이다. 이곳에서 모빌리티와 IT 산업용 고기능성 소재는 물론 향후 피지컬 AI 및 항공우주용 제품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하이엔드 동박 기술력을 바탕으로 배터리와 ESS는 물론 AI와 반도체 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의 회로박 생산기지를 통해 AI용 고부가 회로박 공급을 늘리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일본 도쿠야마와 합작한 한덕화학 역시 경기도 평택에 약 9800평 규모의 설비를 증설해 글로벌 1위 지위를 가진 반도체 현상액(TMAH)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한다.

미래 에너지 사업인 수소 분야 투자도 속도를 낸다. 롯데SK에너루트는 지난해 6월 울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총 4기의 발전소를 추가 구축해 80㎿ 규모의 전력을 20년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충남 대산의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 고압 수소출하센터 역시 상업 가동을 통해 하루 승용차 4200대 분량의 수소를 생산하며 수소 경제 전환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사업구조 합리화를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부가 중심의 스페셜티 화학 기업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여수산단에서도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와 함께 중복 설비 통합 및 조정안을 추진하며 사업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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