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취재후일담] 셀트리온 서진석·서준석 형제 ‘애나그램’ 설립…배경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25010007776

글자크기

닫기

최정아 기자

승인 : 2026. 03. 25. 18:07

아시아투데이최정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장·차남이 설립한 신설 법인 '애나그램'을 향한 주주들의 우려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셀트리온과 관계없는 회사'라며 선을 그었지만, 주주들은 승계를 위한 행보 아니냐며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죠. 다만 주주들의 불안이 현실이 되려면 지분 취득과 같은 구체적인 행보가 필요해 보입니다.

논란의 시작은 서진석 대표·서준석 수석부회장 형제가 지난해 12월 자본금 100만원의 소규모 법인 애나그램을 설립하면서부터입니다. 해당 회사는 사업목적에 부동산 관련 경·공매, 컨설팅, 컴퓨터 시스템 통합자문, 소프트웨어 유지 보수업 등을 기재했습니다. 셀트리온과 무관한 사업체였던 셈이죠.

주주들은 과거 여러 대기업 그룹들이 경영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던 전례를 떠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일례로 한화그룹도 비상장 가족기업 한화에너지를 기반으로 세 아들의 경영승계를 진행 중이죠. 한화에너지 지분을 세 아들이 나눠 갖고, 한화에너지가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화 지분을 확대하면서 그룹 전체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식입니다.

서진석·서준석 형제의 신설 법인 설립을 '경영 승계'와 연결 짓기엔 '아직 이르다'라는 분석이 나오는 지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애나그램의 셀트리온 지분 매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서 회장이 편법 상속 의혹을 제기하는 주주들에게 "(애나그램에) 셀트리온 지분이 있거나, 셀트리온의 자금이 들어가지 않았다"라며 "심려하시는 일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라고 자신있게 답한 배경으로 풀이됩니다.

그렇다면 서진석·서준석 형제가 '뜬금없이' 셀트리온과 관계없는 가족 법인을 만든 배경은 무엇일까요. 지배구조 개편이 아니라면 향후 두 아들이 상속·증여세나 지분 확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립니다. 실제로 장남 서진석 대표가 보유한 셀트리온 지분율은 1%에도 못 미칩니다. 차남 서준석 부회장은 지분이 전무하고요. 상속세가 8조원에 달하는 만큼, 부동산 투자나 컨설팅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주주들 사이에서 제기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진석 대표와 서준석 부회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점에서 가족 법인 설립이 '에너지가 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셀트리온 실적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서 회장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8000억원으로 제시하며 자신감을 내비췄죠. 셀트리온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시점에 불필요한 논란으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한다면, 서진석·서준석 형제 입장에서도 득보다 실이 클 겁니다. 결국 관건은 두 형제가 경영 성과로 답을 보여줄 수 있느냐입니다.
최정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