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미얀마 국영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최근 군부가 태국 접경 미야와디의 'KK 파크'에 대한 단속을 실시해 총 148개의 불법 건물을 발견해 이 중 101개 동의 철거를 완료하고 47개 동의 철거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철거 대상에는 범죄 조직원들이 거주하는 기숙사 외에도 4층 규모의 병원·2층짜리 KTV(가라오케)·체육관·스파 등 각종 호화 편의시설이 포함됐다.
KK 파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돼지도살(Pig Butchering)' 사기를 벌여온 인터넷 사기 공장이다. 허위 구인 광고에 속아 이곳에 온 외국인 노동자들은 감금과 고문 속에서 사기 범죄를 강요당하는 현대판 노예 생활을 해왔다.
이번 철거 작업은 지난 10월 미얀마 군부의 'KK 파크' 1차 급습에서 비롯됐다. 당시 군부는 2000명 이상의 사기 조직원을 적발하고 1500명이 태국 국경을 넘어 도주하는 혼란이 빚어졌다.
앞서 AFP는 지난 2월 중국의 압력으로 태국이 KK 파크로 향하는 인터넷과 전력 공급을 차단했음에도, KK 파크가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단말기 수백 대를 지붕에 빼곡히 설치해 범죄 네트워크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무엇보다 강력한 압박은 '핵심 후원국' 중국에서 나왔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의 분석가 네이선 루서는 "중국은 자국민들이 이 사기 범죄의 주요 대상이자 가해자로 연루되는 것에 극도로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정의 생명줄을 쥔 중국의 압박에 군부가 마지못해 '단속 시늉'에 나섰다는 것이다.
2021년 쿠데타 이후 내전으로 국가 통제력을 상실한 군부는 자신들의 핵심 동맹인 중국과 범죄 수익으로 연명하는 국경 지대 민병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철거가 KK 파크의 완전한 폐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군부가 내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KK 파크의 실질적인 배후인 국경 지대 소수민족 민병대의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군부는 이들 민병대에게 자치권을 주는 대가로 이들이 사기 센터 운영 등 불법 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것을 사실상 묵인해왔다.
루서 분석가는 "군부는 (내전 동맹인) 민병대들을 부유하게 해 줄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후원국인) 중국의 압력도 받고 있다"며, 현재 군부의 행동은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중국을 달래기 위한 형식적인 조치를 취하는 줄타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AFP 통신은 군부의 철거 발표를 현장에서 즉각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국경 너머 태국과 미얀마 현지 주민들은 "단속이 시작된 이후 간헐적인 폭발음을 계속 듣고 있다"고 증언해, 일부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