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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式 ESG 통했다… 국민 55% “기업, 사회문제 해결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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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11. 05. 17:53

사회적가치硏, 시민 인식조사
국민 44.9% "기업은 성장 먼저 고려"
"제 나이가 이제 65입니다. 가만히 있기보다는 국가 경제 성장을 위해 성장 전략이나 방향에 대한 생각을 얘기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최근 발언이다. 최 회장은 기업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장 실적만 내는 게 아니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나서야 한다는 신념을 부친으로부터 이어받았다고 말했다. 2018년 설립한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또한 사회 기여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행보다. 사회문제 해결을 실제 '가치'로 환산한다면 기업들도 확실히 참여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설립 후 8년여간 CSES는 기업과 사회,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인식을 조사하면서 효과적인 사회 기여 방안에 대해 연구해왔다. 지난 2020년부터는 한국인들의 '행복' 기준을 면밀히 측정하고, 이러한 가치를 위해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연구해 나가고 있다.

CSES의 조사 결과, 지난 5년간 한국인의 행복도는 낮아졌고, 경제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성장'과 '사회문제 해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기업이 기존에 해 오던 비즈니스 방식 혹은 사회문제 해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5일 CESE와 사회조사업체 트리플라잇이 함께 발간한 '2025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부정적 심리가 더욱 커진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뿐만 아니라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고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극가 경제에 대한 평가가 2020년 5.13점(10점 만점)에서 2025년 3.88점으로 조사 이래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개인 행복 수준도 2024년 6.54점(10점 만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2025년 6.34점으로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행복'을 궁극적인 추구 가치로 보고 있다. 이러한 '불행'을 해소해야 궁극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기업도, 시민사회도, 정부도 결국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자기 자리에서 역할을 해야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대형 기업체를 이끌면서 최 회장은 단순히 자본을 투입한다고 행복도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사회에 기여한 내역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치로 환산해야 사회가 나아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출범한 CSES는 사회 기여도를 화폐가치로 측정하는 이른바 '사회적 가치'를 통해 기업들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CESE의 보고서는 사회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매년 꾸준히 살펴보고 이에 기반한 기업의 역할을 제안해 왔다는 점에서 연구자나 CSR, ESG 사업을 고민하는 기업, 비영리재단 실무자 등에게도 의미가 크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국민들 또한 기업들이 나서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해야한다는 인식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국민들의 55.1%는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리를 우선해야한다고 봤고, 44.9%는 성장을 먼저 고려해야한다고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SG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응답자일수록 성장을 우선해야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ESG와 기업 성장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이에 따라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국민들도 원하고, 이익도 낼 수 있는 사회문제 영역을 찾아 영리하게 해결해야한다고 제안한다. 그중에서도 온실가스 등 환경 이슈나 대체에너지 부족, 산업재해 부문에서는 기업의 해결을 기다리는 국민들이 많았고, 기업 입장에서도 재무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음으로 사회적 성과는 낮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긍정적인 문제는 에너지 비효율, 자연재해 대응 등이 포함된다. 보고서는 현실적으로 기업이 모든 사회문제를 다 해결하기 어려우나 이러한 효과를 기반으로 기업들에 도움이 되는 사회문제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사람도, 기업도, 경제도, 사회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비롯된 사회 무기력함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만큼, 신성장 동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경제위기를 찾을 동력을 '사회'에서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CSES의 나석권 대표이사는 "2025년, 경제 지표가 회복되는 듯 보이지만, 사람들의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이들의 부정적 심리를 긍정적 심리로 바꿔줄 사회적 자본 확대가 절실하다. 기업의 경쟁력 역시 숫자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힘에서 나오므로 기존과 다른 영리한 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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