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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소비쿠폰’ 공방…“지금 골든타임” “효과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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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기자

승인 : 2025. 06. 30. 17:14

코로나때 이전지출 재정승수 0.2 불과
與 "여름 휴가철 맞춘 집행 효과 커"
野 "대학생 근로장학금 깎아서 주는 지원금"
예결위 전체회의장 퇴장하는 국민의힘<YONHAP NO-2358>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연합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두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파행된 가운데 지역경제 숨통을 트일 재정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화된 내수 침체에, 인구감소지역의 경우는 그나마 지역 관광마저 위축된 모습이어서다. 다만 보편지원 방식으로 설계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실효성을 두고 여야간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30일 오전 열린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는 국민의힘이 종합정책질의를 하루로 정한 여당의 심사 일정 공지에 반발하며 단체로 퇴장하며 잠시 파행됐다. 종합정책질의를 이날 하루로 끝내기엔 검토 시간도 부족하다는 취지다. 예결위는 다음 달 1일 예산소위, 3일 추경안 심사·의결 등으로 일정을 공지했다.

이날 상정된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세출 20조2000억원이 반영됐다. 그러나 이중 소비여력 보강을 위한 지출(11조3000억원)이 절반을 넘는다. 10조3000억원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15만~50만원까지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쓰인다. 보편지원 방식을 두고 여야간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자칫 시급한 다른 지출 재원을 줄이는 대신, 소득 대체만 일으키는 수준에서 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 국민 지원금 사업은) 승수효과가 낮아 실질적으로 경제를 회복시키는 게 도움이 될 수 없다"며 "이번 추경 심사과정에서 꼼꼼하게 살펴 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정승수는 재정 정책의 효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정부의 재정지출이 1단위 늘었을 때 국민소득 증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전지출의 재정승수는 0.2 내외에 그치지만 정부 소비·투자의 재정승수는 0.6~0.7로 추정된다. 반면 정부는 보편지원을 통해 경제심리가 전반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야당 측에선 정부가 이번 추경 재원을 마련하며 교육부의 대학생 근로장학금 관련 예산도 삭감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1000억원 가까이가 대학생 근로 장학금"이라며 "2학기에 근로장학생 뽑을 장학금이 없어지는 것이고, 14만명에게 줄 일자리가 없어지게 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지역경제는 '빨간불'…"여름 휴가철 제때 집행돼야"
이른 더위에 바다는 벌써 휴가철<YONHAP NO-3260>
지난 29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가운데 부산 일부 지역도 34도를 기록했다./연합
당정이 주장하는대로 지역경제 숨통을 트일 재정정책도 시급한 상황이다. 민간소비 중 상품소비의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2022년 2분기부터 12분기 연속 감소한 데다, 자영업자들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2019년 0.79%던 연체율은 지난해 1.67%까지 높아졌다.

특히 지역 내 건설업 등이 위축되며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은 17개 시도 중 10곳에서 역성장을 기록했다. 그나마 지역경제를 받쳐주는 역할을 지역관광이 하고 있지만, 콘텐츠 확충 등 근본적 대책 없이는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생활인구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4분기 생활인구 현황'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의 작년 4분기 단기숙박형 체류 인구는 유형으로 보면 30대 미만 여성에 주로 집중됐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을 20대 남성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여행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낸 '2023-2024 국내·해외 여행소비자 행태의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여행코로나지수(TCI)로 봤을 때 해외여행 기존 핵심 소비층인 20, 30대 여성의 해외여행 경험률(TCI 62, 65)은 평균 수준(TCI 62)인 반면, 20대 남성은 TCI 77로 가장 높았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기존 여행콘텐츠나 마케팅에서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들에 대한 관광소외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보편지급 방식의 추경이 지역활성화에 도움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역에서 실제로 외부 수요가 유입이 돼서 관광에 대한 여러가지 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당측에선 여름 휴가철에 맞춘 집행으로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지금은 민생과 지역경제 골든타임이고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휴가철이 7월 말부터 8월 초이니까 추경안이 통과하면 2주 이내에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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