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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정상회담, ‘서방무기 러 본토 타격’ 허용 없이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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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니 기자

승인 : 2024. 09. 14. 20:23

BIDEN BRITS <YONHAP NO-2938> (UPI)
백악관에서 만난 미영 정상/UPI 연합뉴스
미·영 정상회담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깊숙이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 여부에 대한 타협 없이 끝났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나서 미사일과 관련한 결정이 있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고 BBC 방송과 AFP 통신이 보도했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이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프랑스명 스칼프)의 러시아 본토 사용에 관해 바이든 대통령을 설득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인도태평양을 포함한 여러 전선에 대한 길고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며 "(회담이) 특정 능력에 관한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도 선을 그었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회담 전 브리핑에서 "그 부분에 대한 정책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 깊숙이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싶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냈고 미국의 동의를 얻으려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톰섀도는 항법 데이터 등 일부 기술을 미국에 의존한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미국 당국자가 서방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후방을 타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우크라이나의 전세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들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가 이미 러시아 내부를 타격할 만한 드론 능력을 갖추고 있고, 러시아가 활공 폭탄 탑재 전투기 등 우크라이나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는 장비를 이미 미국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거리 밖으로 옮겼다고 지적했다.

미국 측은 또 우크라이나가 동부에서 러시아 진격을 막는 지상전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미사일 사용을 둘러싼 결정은 단순히 전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간 전쟁으로 번질 위험을 따져봐야 하는 일이라고 짚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영 정상회담 하루 전인 12일 서방이 미사일 사용 제한을 푼다면 이는 나토와 러시아의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고 경고했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회담이 관련 발표 없이 끝났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영국과 프랑스에 우크라이나의 스톰섀도 사용에 관해 동의할 수도 있다는 징후는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머 총리는 정상회담 이후 브리핑에서 "우리는 수일 내 유엔 총회에서 더 많은 이들과 (이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영국 외교관들은 최종 결정은 이달 유엔총회가 열릴 때쯤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이고 여러 서방 동맹국 정상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유엔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키이우에서 열린 행사에서 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쏜 미사일을 미국 등 동맹국들이 요격한 점을 언급하며 서방이 우크라이나에는 비슷한 결정을 해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제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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