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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전략운용본부장이 불닭 신화를 삼양식품그룹으로 확산하는 데 앞장선다. 전 본부장은 그룹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내츄럴스) 전략기획본부장 겸 삼양애니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그룹 후계자다. 김 부회장에 이어 삼양라운드스퀘어의 2대 주주인 만큼, 그룹 전반에 걸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3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회사는 중기 전략 목표인 '주식 부문 글로벌 톱 100 기업 진입'을 달성하기 위해 라면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건면, 냉동, 소스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나가기로 했다. 연결기준 올 1분기 매출 중 라면 비중이 95% 이상으로, 사업 확장, 해외시장 개척, 설비 투자 등을 신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효율적인 물류망 구축과 해외 직접진출 전략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최적화해 나가는 한편, 삼양프루웰, 삼양로지스틱스, 삼양제분 등 삼양식품 계열사 자체 역량 강화와 외형 성장을 도모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앞서 삼양식품은 냉동식품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3월 계열사인 삼양냉동과 기업과 소비자간(B2C) 영업채널 양수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할인점, 편의점 유통망을 활용해 매출을 늘리고 영업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 개선 및 브랜딩 강화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삼양식품은 축적된 레시피 개발 노하우와 삼양냉동의 생산 기술력을 토대로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맛과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냉동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회사가 식품소재, 마이크로바이옴, 패키징 등의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라면 이외에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진행하고 있다.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서강대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구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응용기술력 확보 등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전 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박윤원 전략기획부문장과 호흡을 맞춘다. 전 본부장이 2021년 전략기획부문장을 맡고 있을 당시, 박 부문장은 전략기획팀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종 결정권자는 김 부회장이지만 전 본부장이 먼저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신사업에 진출할 경우 전략 파트에서 먼저 사업성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전 본부장은 1994년생으로 식품업계 최연소 임원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2019년 미국 콜롬비아대 졸업 후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에 부장으로 입사한 뒤 이듬해 경영관리부문 이사로 승진했다. 지난해 6월엔 삼양애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적극 육성 중인 소스사업에도 전 본부장이 전략 수립에 나선 상태다. 소스사업 중심은 불닭소스다. 올해는 마케팅과 판매 채널 확대를 통해 소스사업부문의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기준 국내 소스류 생산액이 2016년 1조6584억원에서 2020년 2조296억원으로 22.4%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일환으로 올해 초 tvN 예능 '서진이네'에 불닭소스 PPL을 진행한 데 이어, 소스 라인업을 학대하기 위해 지난 5월 신제품 '불닭치폴레마요'를 선보였다. 또한 편의점, 마트에서 트레이더스나 롯데마트 맥스와 같은 창고형 마트, 면세점 등으로 입점 채널을 늘릴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 제품 라인업 및 마케팅 강화, 판매 채널 확대를 통해 국내외 소스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불닭소스를 1000억원 브랜드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콘텐츠 커머스업체 삼양애니의 경우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콘텐츠 사업과 함께 커머스(삼양맛샵)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진행 중인데, 자체 불닭 캐릭터인 '호치'를 통해 삼양식품을 알리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아시아·북미·유럽에서 인지도가 높은 만큼 불닭 IP를 활용해 사업 분야를 콘텐츠로 넓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 본부장은 삼양애니 대표로서 앞으로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하고 비식품영역의 사업 카테고리를 늘려 식생활의 다양성을 확장해 나가는 식생활 서비스솔루션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앞으로 삼양애니는 불닭볶음면으로 K-라면을 접한 해외 소비자들이 캐릭터 등 콘텐츠를 통해 삼양식품 브랜드를 더욱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해 나가는 한편, 자체 IP 사업으로도 안착할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