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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아시아나 합병 난기류 만난 조원태, 美·EU 설득 ‘승부수’

[아투포커스] 아시아나 합병 난기류 만난 조원태, 美·EU 설득 ‘승부수’

기사승인 2023. 06. 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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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이 마지막 3개국을 남기고 난관에 봉착했다. 미국은 최종 심사를 보류하고 있고, EU는 2단계 심사에 돌입하며 심사 기한을 미루는 중이다. 일본 경쟁당국과는 현재 시정조치를 협의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결과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순항하던 합병이 막판 난기류에 빠지면서 대한항공 측은 조원태 회장이 직접 나서 미국·EU 당국 관계자를 설득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자발적으로 시정조치를 제안하는 한편 노선 반납 등의 조건을 수용하면서 기업결합 승인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 회장으로서는 대한항공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본인의 지배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기업결합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주요 경영진은 미국 법무부 관계자 등을 만나 기업결합 승인을 설득하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도 수차례 방문하고,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

대한항공 주요 경영진이 직접 나설 정도로 상황이 쉬운 편은 아니다. 앞서 일부 외신 등에서는 미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 바 있기도 하다. 미국이 최근 주요 기업들의 합병으로 인한 경쟁 제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최근 외신 등을 통해 전해진 미국 법무부의 소송 가능성에 대해 강력 부인했다. 회사 측은 "정부의 항공산업 구조조정 및 고용유지를 위한 노력에 당사가 동참해 합병을 진행했다는 점, 한-미 노선의 승객이 대다수 한국인이라는 점, 한국 공정위에서 이미 강력한 시정조치를 부과했다는 점, 경쟁제한이 우려되는 노선이 신규 항공사의 진입과 증편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을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전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경쟁당국 관계자 설득뿐만 아니라, 경쟁 제한 우려를 위해 과감한 시정조치 제안도 단행하면서다.

앞서 기업결합에 다소 부정적 반응을 보였던 임의 신고국 영국도 주요 노선 반납 등을 적극적으로 제안하면서 승인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과도한 슬롯 반납으로 합병 이후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내놓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독점 우려를 막기 위한 일반적인 시정 조치 정도"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얻을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일단 합병이 성사되면 대한민국 유일한 국적사로서 양사의 네트워크를 동원해 세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중복 노선이나 조직 등을 재편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등 총 3000억~4000억원 상당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차적으로는 조원태 회장의 지배력도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을 통해 대한항공 등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하지만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5.78% 수준으로, 오너일가를 모두 합쳐야 19.8%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조건으로 한진칼 증자에 참여한 산업은행이 들고 있는 지분이 10.58% 수준에 달해 조 회장의 지배력은 한층 공고해졌다. 산업은행은 앞서 경영권 분쟁에서도 조 회장측의 '백기사'가 된 셈이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돼 자금을 회수하게 될 경우 조 회장 및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흔들릴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3년째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진행되면서 소요 비용이 적지 않은데다, 지배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대한항공 입장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기업 결합을 성사시키는 방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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