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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사전] ‘제2의 전성기’ 삼양식품…‘불닭’ 주역 김정수의 뚝심

[CEO사전] ‘제2의 전성기’ 삼양식품…‘불닭’ 주역 김정수의 뚝심

기사승인 2023. 03. 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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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국 찾아 신시장 개척 역할 톡톡
건면·냉동·소스 등 매출 구조 개선
조직개편해 지역별 영업마케팅 강화
'불닭' 신화의 주역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올해도 해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불닭볶음면을 개발한 인물로, 내수 의존적이었던 삼양식품을 수출기업으로 변모시켰다고 평가 받는다. 삼양식품은 올해 김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라면 이외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한편 판매 법인을 신설해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제고시킨다는 구상이다.

◇'면' 외 제품 비중 확대…해외사업 올해 더 달린다
19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해외사업계획에서 △수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지역별 영업마케팅 강화 △연구개발투자를 골자로 해외사업부문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건면·냉동·소스 등으로 제품을 다변화해 라면에 집중된 매출 구조 개선에 나선다. 이에 따라 수출전용 브랜드 발굴에 나설 예정이며 냉동식품·소스 등 면 외 제품의 수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삼양식품 라면 비중은 95% 정도다.

특히 삼양식품은 지난해 냉동식품 제조 전문 계열사인 삼양냉동으로부터 B2C 영업권을 양수해 신규 냉동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내수시장에서도 냉동식품 라인업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만큼 해외 냉동식품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별 영업마케팅도 강화한다. 삼양식품은 이를 위해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6개 본부 85개 팀을 8개 본부 86개 팀으로 확대 재편하면서 해외지역별 영업마케팅본부, 해외 물류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중동아프리카·유럽 등 주요 신시장에서는 현지 대형마켓·편의점 등 주류 채널 입점 확대에 집중하고 중국·미주·아시아 등 핵심 수출국에서 국가별 맞춤형 전략으로 현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활동에도 적극 투자한다. R&D센터를 중심으로 식품소재, 마이크로바이옴, 패키징 등의 연구를 추진하고 기술 및 제품 중심으로 연구영역을 세분화해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한다. 또한 품질안전센터를 주축으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식품 안전성 확보와 관련 프로세스 구축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해외 입지 공고히…인도네시아 판매법인 신설
불닭브랜드는 지난해 기준 90여개 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매출 비중은 중국 40%, 동남아 30%, 미주 15% 등이다. 해외 수출에서 불닭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으로 인기 제품은 오리지널 불닭볶음면이다. 최근에는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맛을 조화시키는 방식으로 현지 맞춤형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콘(corn)불닭볶음면',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을, 일본에선 '야키소바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불닭볶음면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삼양식품은 2021년 설립한 해외 현지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삼양아메리카는 주요 현재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입점했으며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는 오프라인 판매 채널 확대와 더불어 현지 맞춤형 제품을 선보여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25년까지 해외 매출에서 중국, 미국, 일본 현지법인의 비중을 70%까지 늘릴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자본금 34억원을 출자해 인도네시아 판매 법인도 설립한다. 판매법인 지분 99.6%의 취득 시기는 다음달 30일이다. 이 지분을 계획대로 취득하게 되면 일본, 미국, 중국에 이어 네 번째 판매법인이 설립된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다음으로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라면 소비가 많은 나라다. 삼양식품은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 현지인들의 특성을 고려해 불닭브랜드 면류 및 소스류와 삼양라면 매운맛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삼양식품 측은 "해외 사업 볼륨 확대와 유통구조, 마진 개선 등을 위한 현지 전략 고도화 추진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현지 판매 법인을 설립하게 됐으며, 인도네시아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며 지속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정수의 선구안…수출기업으로 거듭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김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출시됐다. 그는 마케팅 부서, 연구소 직원들과 전국의 불닭·불곱창·닭발 맛집들을 찾아 직접 맛을 보며 매운맛 개발에 앞장섰다. 해외 매출은 2015년 300억원에서 2021년 3886억원으로 6년만에 13배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해외 매출은 4500억원으로,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전체 해외 매출이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생산공장 없이 수출 물량 전부를 국내 공장에서 제조하는 삼양식품은 해외 판매 호조로 △2017년 1억달러 △2018년 2억달러 △2021년 3억달러 △2022년 4억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해외사업부의 폭발적인 성장세에는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삼양식품의 변화를 주도한 김 부회장의 과감한 추진력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 부회장은 꾸준히 해외시장을 겨냥해 할랄 인증을 획득했고, 수출 성장세가 본격화된 이후 코로나19 이전까지 1년에 평균 100~120일 가량의 출장 일정을 소화하며 해외사업을 꼼꼼하게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엔 해외영업본부장을 겸직하며 유럽, 미국 등 12개 국가를 방문하는 등 신시장 개척의 선봉장으로 나서며 해외사업부의 성장을 이끌었다.

김 부회장은 최근 '삼양식품그룹 경영 컨퍼런스'에서 중장기 비전과 목표를 발표했다. 그는 중기 전략 목표로 '주식(主食·staple food) 부문 글로벌 TOP 100 기업 진입'을 강조하며 △핵심사업 강화 △글로벌 공급망 최적화 △브랜드 가치 증대 △사업의 수직적, 수평적 확장 △미래식품사업 진출 △지속가능한 성장 △운영체계의 혁신 7가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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