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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이번엔 잘 뽑아야 하는데”…전임 CEO 리스크에 어깨 무거운 BNK금융 이사회

[취재후일담]“이번엔 잘 뽑아야 하는데”…전임 CEO 리스크에 어깨 무거운 BNK금융 이사회

기사승인 2023. 01. 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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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BNK금융그룹의 경영승계 절차가 막바지에 들어섰습니다. 지난해 11월 14일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한 뒤 수차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압축후보군(숏리스트)를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 CEO 선출작업에 들어간 신한금융그룹 등 다른 금융사들이 지난달 이미 최고경영자 후보를 선정한 것을 감안하면 BNK금융의 경영승계절차는 다소 지체되는 모습입니다.

고물가·고금리·저성장 등 여러 경제위기 요인이 동시 작용하는 복합위기 속에서 금융사들이 조기에 경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있는 것과 달리, BNK금융 임추위가 신중모드에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철저한 후보검증을 통해 중도에 경영공백이 생기는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서로 보입니다.

2명의 전임 CEO는 임기 중에 불명예 퇴진하면서 그룹을 경영공백 위기로 몰아넣었습니다. 김지완 전 회장은 자녀 특혜 의혹으로 임기 만료 5개월 전에 물러났고, 성세환 전 회장은 주가조작 혐의로 실형을 받아 중도 퇴임했습니다.

또 차기 CEO를 두고 관치금융 논란이 일자 이사회의 고민이 더욱 커졌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내부 인사만 CEO가 될 수 있다는 내규를 고쳐 외부인사도 차기 회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해 낙하산 논란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이에 금융관료 출신이나 정치권에 줄을 댄 인사가 CEO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BNK금융 임추위가 내놓은 압축후보군에는 관료출신은 없었습니다.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던 만큼 임추위 역시 후보 심사에 공정성을 가장 중요한 평가요인으로 삼은 것이죠. 임추위가 지난 13일 결정한 압축후보군에는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등 내부인사 2인과 외부인사인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임추위는 이달 19일 세 후보 중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전임 CEO 2명이 모두 도덕성 문제로 중도 사임한 만큼, 리스크가 없는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부산은행 노조도 사법처리 가능성이나 당국의 규제 가능성 등 리스크를 안고 있는 CEO가 선임되면 지배구조 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그룹이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금융그룹 사령탑은 그룹이 나아가야 할 중장기 비전과 함께 성장 전략을 수립합니다. 하지만 CEO 개인의 문제로 공백이 발생하고, 경영전략이 올스톱되면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BNK금융 이사회는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경영승계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번엔 지역 대표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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