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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도약, 위기는 기회다] “위기에 진짜 실력” 1등 기업이 살아가는 방법

[新도약, 위기는 기회다] “위기에 진짜 실력” 1등 기업이 살아가는 방법

기사승인 2022. 1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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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후퇴는 없다” 1등의 저력
SK, 생존 넘어 백년기업 로드맵
현대차, 2025년까지 78조 배당
LG, 돌파 키워드는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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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경제가 어디로 튈 지 모를 안갯속을 걷고 있다. 국내 간판기업들이 불확실성 속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게 곳간을 두둑히 채워놓은 이유다. 삼성·SK·현대자동차·LG그룹이 패러다임의 흐름을 읽고 한두발 앞선 공격 투자로 '위기에 진짜 실력'을 보이기 위한 액션에 들어갔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4대그룹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SK이노베이션·현대자동차·LG전자의 현금을 포함한 유동자산은 지난해 상반기말 321조7305억원에서 반년만에 355조6977억원으로, 다시 반년만인 올 상반기 기준 393조8909억원으로 극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불과 1년새 72조원 이상, 약 22.4% 불어난 셈이다. 일부 계열사를 추린 수치이지만 그룹 전반의 다른 계열사들도 비슷한 추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에대해 재계에선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갈등에 글로벌 영업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들이 각종 변수에 대비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세를 살피고 투자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깊다는 관측이다. 주요 그룹들이 하반기 들어 전계열사 역량을 모으고 사장단 회의를 줄줄이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재용 삼성 회장
이재용 삼성 회장. /제공 = 삼성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위기에 투자' 1등 삼성의 저력
경기 위축에 재고가 넘쳐나며 반도체 단가가 급락하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감산을 선언했다. 이 와중에 나홀로 생산을 유지하고, 오히려 투자에 나선 곳이 바로 압도적 메모리반도체 1등기업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10월말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사업과 관련해) 인위적인 감산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란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글로벌 IT수요와 메모리 시황 약세를 전망하면서도 내놓은 방침이다.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선두기업으로서 점유율을 이어가겠다는 '굳히기' 전략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삼성이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하위 기업들은 치열한 치킨게임에 시달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호황을 대비한 선제적 투자에 들어간다. 올해 시설투자에만 54조원을 쏟아붓는데 이 중 반도체에 47조7000억원, 디스플레이에 3조원이다. 메모리 평택 3·4기 인프라와 중장기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등 첨단 기술 중심 투자가 예상된다. 파운드리는 '쉘 퍼스트(Shell First)' 전략으로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 하에 EUV 첨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미국 테일러·평택 생산능력 확대를 중심으로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다.

승진 취임한 이재용 삼성 회장은 취임 각오에서 "삼성이 처한 현실이 엄혹하고 절박하다"고 고백하면서도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한 바 있다. 지난 1일 창립 53주년 기념사에서도 삼성의 메시지는 "어려울 때일 수록 진짜 실력이 나온다"였다. 현재 삼성은 향후 5년간 45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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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제공 = SK
◇위기에도 'ESG'… SK, 생존 넘어 백년 기업 로드맵
SK그룹은 지정학 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 별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생존과 성장을 위해 그동안 추진해 온 '경영시스템 2.0' 구축, 파이낸셜 스토리 재구성 등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생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및 기업가치 창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2022 CEO 세미나'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소를 비즈니스에 내재화해 지속적인 성장성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지정학적 긴장 등 거시 환경의 위기 요인이 추가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각 사별로 연말까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도록 주문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50년 넷제로(Net Zero)를 뛰어넘는 '올 타임 넷제로' 비전을 선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더욱 강화해 기존 목표에 맞춰 진행해 온 탄소감축 노력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앞서 SK 울산 콤플렉스에 2027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넷제로 달성을 앞당기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친환경 사업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SK온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하이니켈 등 배터리 기술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SK그룹은 앞서 2026년까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BBC산업에 대한 24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SK는 이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계열사별로 난항을 겪는 곳들도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계획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으며 SK온의 경우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규모를 4조원에서 2조원대로 줄이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공 = 현대차그룹
◇"위기일수록 과감한 투자"…현대차, 2025년까지 78조 베팅
현대차그룹은 위기일수록 더욱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는 포부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전통적인 모빌리티뿐 아니라 항공 모빌리티·로보틱스·달탐사·스마트시티 등 첨단 영역에도 손을 뻗어 다채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원, 미국에 15조원 가량을 투입한다.

국내 투자금 63조 중 16조2000억원은 미래 성장의 핵심축인 전동화와 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투입한다. 순수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와 친환경 전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자율주행, AI(인공지능) 등 미래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추진에는 8조9000억원을 쓴다. 서비스 로봇 같은 로보틱스 실증 사업에 나서고,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에 속도를 내는 등 완성차를 넘어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한정된 구역 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4 자율주행 요소기술 개발, 차량 제어기술 무선 업데이트(OTA) 기술 고도화 등에도 속도를 낸다.

선행연구, 차량성능 등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과 고객 서비스 향상 등에는 38조원을 투입한다.

이와 동시에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지어 203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의 '전기차 톱티어'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연산 30만대 규모의 조지아주공장은 울산·화성에 조성될 국내 전기차 공장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공장을 비롯해 배터리셀 공장 증설, 로보틱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AI 등 분야에 오는 2025년까지 105억 달러(약 14조9000억원)를 투자한다.

구광모 LG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제공 = LG
◇돌파 키워드 '고객'… 구광모의 LG, 미래 읽는다
벌써 그룹 총수 5년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한달에 걸친 그룹 차원 사업보고회를 이어가고 있다. 핵심은 '고객'을 잡기 위한 전략 구상이다. 5년, 10년 후 고객이 무엇을 원할 지를 미리 읽어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는 게 구 회장이 최근 대내외 수차례에 걸쳐 강조한 사항이다.

그룹의 주축인 LG전자는 글로벌 경기 위축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당장 부진해도 점유율을 이어가며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는 전략으로 OLED 중심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AI를 탑재한 스마트 가전시장을 리딩 중이다.

눈물을 머금고 접은 스마트폰 사업을 대체하고 있는 건 자동차 전자부품을 말하는 전장(VS)사업이다. 긴 투자 끝에 흑자로 돌아서서 새로운 캐시카우로 성장 하고 있다. LG의 성공적인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구 회장은 최근 사장단 워크숍에서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그 환경에 이끌려가서는 안 된다"며 주도적으로 위기 극복에 나설 것을 계열사 경영진에 당부하기도 했다. LG화학의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시행 중인 '프로젝트 A+'는 코로나19 등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로, 미래 투자를 지속하면서 직접 통제 가능한 것에 대한 관리 강화, 현금 흐름 개선 등이 골자다.

특히 미국 IRA로 인한 배터리 사업 리스크는 중장기적으로 후발 경쟁자를 따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 시대를 맞아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공장 설립 등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 중이다. 핵심원재료의 현지화는 배터리사업자들이 풀기 어려운 난제인데, LG는 북미 공급망을 빠르게 구축하며 앞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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