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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만대 벽’ 못 넘은 현대차...글로벌 ‘판매 전략’ 새 판 짠다

중국 ‘1만대 벽’ 못 넘은 현대차...글로벌 ‘판매 전략’ 새 판 짠다

기사승인 2022. 06. 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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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모델 앞세운 中서 판매량 '뚝'
인니 등 신흥시장서 고급차 대거 투입
내달 CEO·본부장 등 모여 현황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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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다음 달 글로벌 권역 본부장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머리를 맞댈 주제는 결국 수년 새 달라진 글로벌 영업환경과 이에 맞춘 ‘신(新) 전략’이 될 전망이다. 신흥시장서 가성비 모델로 승부하던 현대차는 결국 중국 재진출 전략 무기를 프리미엄 모델로 갈아치웠고, 안 통하는 중국 대신 전기차 핵심거점을 인도네시아로 삼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다음 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각사 최고경영자(CEO) 주재로 권역본부장들과 판매, 생산 법인장들이 모두 입국해 국내외 시장 전략 재점검하는 자리를 갖는다. 권안별 현안 보고 및 당부 사항 전달과 함께 새로운 전략까지 재수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세계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으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지만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 IR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분기 중국에서 5만7615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40.2% 감소했고, 지난달 8435대를 판매해 중국 진출 후 처음으로 월 판매 ‘1만대’를 하회했다. 이전엔 2020년 2월 코로나19 사태로 공장이 멈추면서 이례적으로 월 1007대 판매에 그친 바 있지만 공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된 상황에선 처음이다. 심각한 중국시장 부진은 수년 새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게 한 배경이기도 하다.

반면 현대차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 5 모델을 처음으로 현지 생산·판매 국가로 선택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 1~5월 총 1만9882대를 판매했고, 이달 초에는 가동 6개월 만에 누적 생산대수 2만대를 돌파했다. 아울러 처음 아이오닉 5를 판매한 4월 대비 지난달의 판매량은 약 45% 증가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 가운데 6번째로 큰 규모로, 현대차는 앞으로 소형 다목적차(MPV) 등 생산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LX인터내셔널, LG화학, 포스코홀딩스 등과 손잡고 11조원대 LG컨소시엄을 꾸려 니켈 확보부터 배터리 생산까지 모두 해결하는 공급망을 만들어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매장량 1위 국가로 현대차가 전기차의 현지 생산과 판매 전략을 선택한 이유로 꼽힌다.

현대차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 시장에선 프리미엄 전기차를 대거 투입, 시장 반응과 충전 인프라 확산 속도 등을 감안해 저가형 전기차 라인업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세일즈 및 마케팅 담당 이사는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 프리미엄 전기차를 도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향후 인도 시장을 위한 합리적 가격의 소형 전기차 개발에 착수한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프리미엄 전기차로 신흥시장 공략전략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니와 인도는 프리미엄 모델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 점유율 상승세를 당분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시장은 현대차가 초기에 저가형 브랜드부터 진입해 오늘날 중국 토종 브랜드와 차별성을 갖지 못해 판매량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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