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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6주년] 전문가가 진단하는 위드코로나 속 금융권의 역할

[창간 16주년] 전문가가 진단하는 위드코로나 속 금융권의 역할

기사승인 2021. 11. 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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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버팀목
햇살론·7등급 이하 중금리 대출 등
경제기여도 80점이상 높이 평가
3차례 잇달았던 만기연장·상환유예
금융기관 신용하락 악영향 아쉬워
시장원리 따라 금융 정상화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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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니라 이제는 선별적 지원으로 ‘위드 코로나’에 맞게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금융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위기에 금융이 한국 경제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2020년 4월부터 대출원금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금융권도 정상화 준비에 나서야 할 때다. 특히 그동안 퍼주기식 지원으로 인해 채권 부실화가 우려되는 만큼 옥석을 가려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시아투데이가 창간 16주년을 기념해 고동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등 금융 전문가 4인과 함께 위드 코로나 시대에 금융권의 역할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24일 금융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서 금융이 한국경제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 대부분이 8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면서도 지난해부터 세 차례나 이어진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의 조치는 금융권 부실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봉 교수는 “정부의 재원도 있지만 금융사들이 햇살론, 7등급 이하 중금리 대출 등으로 기여를 많이 했다”면서 “특히 카드사들이 카드론과 재난 지원금 실시 등 생계형 금융으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고동원 교수는 “정부의 지침이긴 하지만 원금·이자유예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은 잘했다고 본다”면서 “다만 한계기업을 살려 부실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내년 3월에도 재연장되지 않으면 도산사태 등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나 은행이 협조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출 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의 조치가 이뤄지는 동안 지원 대상들에 대한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채권 부실화로 인한 금융기관의 신용 하락이 가장 큰 문제다. 금융기관의 신용도 하락과 자금 경색은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고 교수는 “은행들이 이를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긴 했지만 자본건전성에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부터는 필요한 기업에만 지원을 하는 선별적 지원이 필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도 무조건적인 은행 등 금융사들의 희생을 강요하기보다는 시장원리에 따라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하준경 교수는 “대출을 쉽게 내준 것은 정책적으로 불가피했지만 위드 코로나로 금융권도 정상화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이제부터는 코로나19의 손실보상과 함께 시장원리에 따라 구조조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양준모 교수는 “지금은 경영안정을 위해 나갔던 자금들이 차주,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갚아나갈 수 있느냐를 진단해야 하는 단계”라면서 “차주의 위험도에 따라 차별을 두면서 채권을 정리하고 지속적으로 갚아나갈 수 있는 차주의 경우에는 만기연장 등의 조치를 취해 ‘소프트랜딩’으로 금융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 모두 공통적인 이야기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닌 ‘선별적’ 지원의 필요성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건전성을 유지시켜 나가야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양 교수는 “마구잡이식으로 나갔던 대출에 대해 옥석을 가려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금융당국도 선심성으로 이제 뿌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금융상황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인 만큼 금리도 안정화하고 실태조사를 통해 취약 차주를 일부 해소하거나 만기를 더 연장하는 방식으로 정상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전문가들은 금융 정상화의 시점을 유예조치가 끝나는 내년 상반기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는 금리를 이미 인상하고 있는 지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확실한 것은 금융시장은 이미 위드 코로나에 맞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리 인상이 그 첫 번째 시그널이다.

고 교수는 “시장에 정책변화의 시그널을 계속해서 주면서 차주들이 경각심을 갖고 도덕적 해이를 가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 교수와 양 교수는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 교수는 “장기 저리 상품으로의 대환이나 빚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고, 양 교수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만기 재연장 등 차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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