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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전투 부상자 처치’ 훈련과 기초가 튼튼한 국군

[전인범 칼럼] ‘전투 부상자 처치’ 훈련과 기초가 튼튼한 국군

기사승인 2021. 10. 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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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2004년 나는 이라크에 파병되어 바그다드에 위치한 다국적군사령부에서 유일한 한국군 장교로 근무했다. 이라크의 독재자 후세인이 추출되고 실시된 “58년만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책임지고 있었다. 파병기간중 미군이 이끄는 다국적군 작전을 경험하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선진국 군대의 의무와 부상자 치료에 많은 관심을 갖고 보았다.

선진국 군대의 군인들은 총에 맞아도 잘 죽지 않는다. 신속한 후송 및 진료시설이 있기 때문이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응급처치가 잘 이뤄지기 때문이다. 평시와 전시에 나타나는 부상의 유형은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생활에 나타나는 가장 많은 부상의 유형은 낙상사고인 반면 전시에는 총이나 칼 그리고 폭발에 의한 부상으로 대개 출혈을 유발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 미국을 비롯한 외국군은 출혈을 멈추고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응급처치 훈련을 숙달시켜 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심폐소생술 등 일반적인 사회활동에 적용 가능한 응급처치 훈련과 압박붕대 사용법 정도의 응급처치를 실시함으로서 실제 전투상황에서 필요로 하는 응급처치(구급법) 훈련에 못 미쳐 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육군이 2022년부터 구급법 대신 ‘전투 부상자 처치’가 도입된다는 반가운 발표가 있었다. 이는 교전 중인 현장에서 사상자를 응급처치 하고 후송하는 과정을 다루며, 미 국방부가 개발한 TCCC(Tactical Combat Casualty Care)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금은 군단급 부대별로 전문교관을 양성하는 단계이고 올해 안에 전문자격증화, 군 보건의료 법률 개정 등을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하면서 “육군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하고 모든 전투원들이 전우를 살리는데 주저함이 없도록 훈련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정말 반가운 얘기다. 이런 성과는 야전에 복무하는 중사와 상사 등이 자비로 장비를 구매하고 개인 휴가시간에 국내외에서 교육을 받는 등 개인의 노력과 이들을 이해해준 장교들의 혜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某중사는 500만원이라는 개인 돈을 들여서 장비를 구매했고 某상사는 휴가시간에 가족여행 대신 미국교범을 읽고 공부했다. 다행히 이들의 노력을 지켜보던 군단장이 이들을 지원해서 오늘의 결실을 보게 되었다. 군에서 사용되는 응급처치 도구는 개인용이 3만원, 분대용이 150/200만원 그리고 소대용은 300/400만원 정도 든다.

또한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함으로 훈련 기재 비용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훈련이 정착되면 전시에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것은 물론 평상시에도 각종 인명사고 발생 시 군을 갔다 온 사람이라면 생명을 살리는 지식을 구비하게 되는 것으로 국민적 재산이 된다.

이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 돈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현행법상 바늘을 갖고 수액을 처치하거나 몸의 체내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감압 바늘의 사용은 의료자격 소지자만 가능하다. 즉 전시에 군의관이나 간호사만 가능하지 위생병이나 일반 군인의 사용은 설사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불법이다. “군 보건의료 법률 개정”이란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의 귀한 자식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온갖 편견과 개인의 희생을 감수한 일선부대의 숨은 영웅들에게 감사하며 이들의 노력이 완성되도록 예산과 법률 개정을 서두르면 좋겠다. 또한 최첨단 무기도 좋지만 이런 기초부터 신경을 쓰는 국군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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