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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내 아프간 이민자의 걱정 “2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프랑스 내 아프간 이민자의 걱정 “2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기사승인 2021. 08. 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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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잠긴 프랑스 렌 지역의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공동체
-8월 여름휴가 맞아 고향에 갔다가 현지에 묶인 가족도
아프가니스탄
8월 15일 탈레반에 의해 점령당한 고향, 아프가니스탄 소식에 프랑스의 아프간 이민자들이 슬픔에 잠겼다/사진=게티이미지
프랑스 브르타뉴주의 주도인 렌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사 아마디씨는 20년 전 프랑스에 정착했다. 1996년에서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탈레반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고향을 떠나 도착한 곳이 프랑스다. 그의 상점을 중심으로 렌 지역의 아프간 이민자들은 공동체를 형성했다. 현재 아마디씨의 상점은 고향 소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이민자들의 장이 되었다고 현지매체 프랑스3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디씨를 비롯해 탈레반을 피해 프랑스에 정착한 아프간 이민자들은 가정을 이루고, 직업을 얻는 등 안정적인 삶을 찾았다. 그러나 미처 함께 떠나오지 못해 여전히 아프가니스탄에 머물고 있는 부모님, 형제·자매, 친척, 친구들의 걱정에 밤낮으로 뉴스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아마디씨는 전했다. 몸은 프랑스에 있지만 가족들 때문에 그의 마음은 여전히 고향에 남았다.

아마디씨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기 한 달 전인 지난 7월에 가족들과 함께 20년 만에 처음으로 고향을 찾았다. 아마디씨의 부인, 프랑스에서 태어난 세 자녀와 함께 고향을 방문한 그는 달라진 카불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고 전했다.

“20년 전 탈레반의 점령으로 제가 카불을 떠났을 때 카불은 마치 죽은 도시 같았어요. 폭격으로 건물을 비롯한 모든 것이 무너졌고 경제 상황도 급격히 나빠졌어요”라며 아마디씨는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때를 회상했다.

아마디씨는 “그러나 제가 2달 전에 카불을 방문했을 때 카불은 살아있는 도시였어요. 운전하는 여성들을 길에서 볼 수 있었고 동성 친구들과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혼자 외출하는 여성들도 쉽게 볼 수 있었어요. 20년 전 탈레반이 고향을 점령했을 때 여성은 혼자서 외출할 수도 없었어요. 여성들은 5살의 어린아이라도 반드시 남성의 동행이 필요했죠”라고 말했다. 그는 2달 전 그가 목격한 카불의 변화한 모습이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라고 생각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투표권은 무려 1919년에 생겼어요. 2021년인 지금 여성들은 학교에도, 직장에도 가지 못해요”라며 분노를 표했다. 20년에 걸쳐 아프가니스탄에 일어난 변화가 탈레반에 의해 한 순간에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그는 “이미 13~14살 소녀들이 탈레반에 의해 강제로 결혼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고향을 찾은 2달 전만 하더라도 탈레반의 수는 8만 명, 군·경찰의 수는 그들의 5배인 40만 명이었어요. 그래서 모두가 안심하고 있었죠”라며 현재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을 ‘탈레반 2.0’이라고 불렀다. “2021년 탈레반 2.0은 미디어의 중요성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어요. 카메라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속의 그들은 착한 사람들처럼 보이죠”라며 두려움을 표했다.

한편 여름휴가를 맞아 가족·친지를 방문 중이던 일부 아프간 이민자들은 지난 15일 갑작스러운 탈레반의 점령에 아직도 프랑스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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