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 대한 과도한 집착, 어떠한 영향 미쳤는지 고민
"미스 핀란드 와일드 카드 이용해 심사위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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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카야아니 지역에서 온 민나는 바쁜 한 해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하이힐을 신고 걷는 법을 배우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능한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려고 한다. 모두 내년도 미스 핀란드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미스 핀란드 대회에 출전하려면 미혼이며 자녀가 없고 전과 기록이 없는 핀란드 국적의 18~26살의 여성이어야 한다. 민나는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참가자들과 한 가지 다른 점은 메이크업 없이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민나는 최근 “외모의 압박이 없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라고 계속 생각했고 외모에 대한 과도한 생각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주목했다. 그녀는 주변의 친구가 살이 찌는 것이 두려워 식사를 하지 않거나 살찐 배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돼 버린 것이 옳은 일인지를 고민했다.
민나는 지난해 6개월 동안 유럽을 여행하면서 외모를 가꿔야 한다는 압박감이 주는 문제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부담감은 섭식 장애와 자존감 하락, 정신 건강 문제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녀는 여행이 끝날 무렵 고국으로 돌아가 무엇을 할 지 생각했을 때, 외모에 대한 과도한 압박이 주는 해로움을 알리기 위해 화장하지 않고 미스 핀란드 대회에 출전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고 했다.
민나는 “내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외모 지향적인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출전 배경을 밝혔다.
언론은 화장하지 않은 여성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화장하는 여성이 표준이고 공공 장소에서 화장하지 않는 여성은 비표준인 것 같은 현상을 일으킨다. 핀란드 투르크 대학교 강사인 오우티 사르피라(Outi Sarpila)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가치는 외모를 통해 정의된다”면서 “외모가 여성을 판단하는 주요 척도이기 때문에 외모로 인해 여성의 존엄성을 박탈 당하거나 여성의 성취를 무효화하는 일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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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나는 평균 미스 핀란드들 보다는 조금 작은 163cm이지만 금발이고 아름다우며 날씬하다. 민나는 미인 대회 출전을 통해 미의 기준을 새롭게 만드는 계기가 돼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는 “외모에 대한 압박을 풀고 항상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크업은 미인 대회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화장 없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도 미스 핀란드 대회에는 와일드 카드 제도가 있어서 배심원단을 특정일에 만나서 출전자 자신을 소개할 수 있다. 메이크업 없이 도전하는 민나의 노력에 대해 배심원들에게 설명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 선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미스 핀란드의 왕관을 받는다면 사람들이 민나의 뜻을 이해하고 주목하게 되겠지만 동시에 미인대회 출전 자체가 모순이 돼 버릴 수 있다는 점도 그녀는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메시지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훌륭하다는 것을 전달한다. 민나는 “미스 핀란드가 된다는 것은 공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미스 핀란드가 된다면 사람들도 외모에 대한 압박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